축구선수 안정환의 부인 이혜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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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앙드레김 패션쇼에 모델로 서며 처음 만나 2년 후 결혼에 골인한 축구선수 안정환과 이혜원 부부.

 

축구선수 안정환의 부인 이혜원씨는 준비된 내조자였다.
내년쯤 은퇴를 고려 중인 남편을 위해 그는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화장품 회사 ‘리혜원라이프스타일컴퍼니’(rehyewon.com)를 설립하고 또다른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그동안 레스토랑과 쇼핑몰을 운영하며 쌓은 사업적 경험을 마음껏 펼쳐보겠다고 다짐했다. “십일조, 감사헌금을 한번도 어긴 적이 없습니다.
무조건 하나님께 ‘잘했다’ 칭찬받는 믿음의 기업으로 가꾸겠습니다.”
무엇보다 이씨는 기도하는 내조자였다. 그는 늘 남편의 부상을 염려하면서 남편과 함께 뛴다는 심정으로 기도했다. “솔직히 결혼하고 몇 년 동안은 남편의 게임이 풀리는 정도에 따라 기도의 강도가 달랐습니다.
특히 2002년 월드컵 때는 피가 말랐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믿음의 분량이 커질수록 비우는 방법도 알게 됐습니다.” 그것을 깨달은 게 바로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때였다.
안 선수는 당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반지키스를 날리며 온 국민을 열광케 했던 영웅은 그렇게 세월 뒤로 가려졌다. “남편은 1분이라도 뛰어 골을 넣으면 기도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아공으로 떠나기 전날, 그것을 못 할 것 같다며 속상해 했지요. 전화 통화를 하면 아무 일 없다는 듯 다른 이야기만 하고…. 하지만 목소리를 들으면 그 마음이 느껴지잖아요. 잘 뛰었을 땐 질책도 했지만 이번엔 무조건 반겨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아공에서 돌아온 남편을 맞이한 아내는 그저 따뜻하게 어깨를 감싸안았다.
그리고 남편을 위해 준비한 깜짝 선물을 공개했다.
집안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꿔 놓았고, 예쁜 케이크 옆엔 편지도 준비했다.
문득 그 모습을 지켜본 남편이 아내에게 눈빛으로 말했다. ‘나 열심히 안했는데, 이런 선물 받아도 되는 거야?’
그때 안 선수는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 이씨의 마음도 아팠다. 일부러 아이들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사업에 관해서도 쉴 새 없이 얘기했다. 어느새 마음에 고였던 물이 한곳으로 싹 흐르는 듯했다.
그러자 가슴이 탁 트였다. 부부는 이때 한 가지 결단을 내렸다. “하나님 앞에 더 가까이 나아가자.”
이씨는 모태신앙이다. 안 선수 역시 어린 시절, 목회자의 권유로 축구를 시작했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면서 경기 때문에 주일을 지키지 못하자 점차 교회와 멀어졌다.
다시 신앙에 불을 붙인 건 이씨를 만나 결혼하면서부터. 부부는 누구보다 철저히 믿음 안에서 두 자녀를 양육했다.
‘하나님의 씨앗’(이씨는 십일조를 이렇게 불렀다)은 꼭 드릴 것, 예배 시간에 절대 늦지 말 것, 가능하면 가장 앞자리에 앉아 예배 드릴 것을 강조했다.
또 부부는 경기도 군포시 산본의 가나안교회(전봉섭 목사)도 함께 개척했다. “목사님이 제 외삼촌이세요.
2003년 교회를 개척할 때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고 남편에게 물었지요. 사실 개척교회가 많이 힘들잖아요. 그런데 남편이 선뜻 물질적으로 돕자고 하는 겁니다.
너무 고맙고 감사했지요. 지하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며 교회를 개척했는데, 2009년 지하 1층, 지상 5층의 빨간색 벽돌로 아름다운 예배당을 지어 봉헌했습니다.”
올해로 결혼 10년차. 축구선수 아내에서 사업가로 변신 중인 이씨에서 새해 소망을 물었다. “어렸을 때 남편 꿈이 선교사였대요.
생각해보니 하나님은 천천히 남편을 준비시키신 듯해요. 남편이 한국 축구를 세계에 알리는 데 작은 힘을 보탰고, 10년간 외국 생활을 하면서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안정환 하면 ‘믿음의 사람’을 떠올려요.
선교의 방법과 역할은 다르지만, 저희가 받은 달란트를 갖고 주님을 전하겠습니다. 성경대로 살면서 비워진 마음을 하나씩 채워가겠습니다.”
 <크리스천노컷>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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