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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아현감리교회. 


한 남자가 강대상에 올라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담담한 목소리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사역하고 있는 장종일(60) 선교사였다. 선교지에서 당한 심한 인종차별, 선교비가 부족해 겪은 어려움들, 벽안의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쌓은 추억담…. 


다채로운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졌고 성도 100여명은 숨을 죽인 채 이야기를 경청했다. 


“가장 효과적인 선교는 상대를 나의 가족처럼 여기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사람이 많습니다. 그걸 깨닫지 못하는 게 문제입니다. 우리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선교 정신을 세상 끝까지 확장시켜야 합니다. 하나님께 모든 걸 맡길 때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습니다.”


예배가 끝난 뒤 교회 목양실에서 장 선교사를 만났다. 


그는 스크랜턴기념사업회가 수여하는 ‘제4회 스크랜턴 선교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이달 초 내한했다. 


스크랜턴 선교대상은 우리나라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미국 선교사 메리 스크랜턴(1832∼1909)과 윌리엄 스크랜턴(1856∼1922) 모자(母子)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올해 시상식은 지난 8일 인천 계산중앙교회에서 열렸다. 


“스크랜턴 선교사 모자가 우리나라를 크게 바꿔놓았듯이 저 역시 복음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습니다. 특히 젊은 선교사들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장 선교사가 스크랜턴 선교대상을 수상한 것은 그가 우크라이나에서 거둔 성과 덕분이다. 


1991년 필리핀 바기오에서 선교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0년 6월 우크라이나로 사역지를 옮겼다. 

소비에트 연방 붕괴로 개방의 물꼬가 터진 우크라이나에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다.  


장 선교사는 우크라이나에서 지난 15년간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마약과 알코올 중독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청소년 사역에도 힘을 쏟았다. 


2001년부터 매년 7월 키예프에서 청소년 수련회를 열고 있는데, 참가자가 5000명을 웃돈다. 


우크라이나 국민 대다수는 정교회 신자이며 개신교인 비율은 인구의 3% 수준에 불과하다. 


장 선교사는 "어떤 사역을 하든지 나보다는 현지인 사역자에게 모든 영광이 돌아가야 한다는 게 제 신념"이라며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선교에만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자리에 동석한 장 선교사의 아내 강정애(58) 선교사는 "우크라이나 선교는 러시아어를 쓰는 유럽의 수많은 디아스포라를 전도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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