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반석 위에 세우는 가정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보기 드문 신세대 신앙가족의 교육철학이다.
최근 ‘말씀 심는 가족’(규장)을 펴낸 백은실(39) 사모와 이형동(40·명성교회) 교육전도사 등 자녀 4남매가 똘똘 뭉쳐 8년째 암송한 성경구절이 무려 3600구절이 넘는다.
그녀는 1997년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을 떠나 서울에 취업하면서 객지생활을 하
게 됐다.
그렇게 수년 동안 살다 보니 크고 작은 선택과 결정을 혼자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습관은 2004년 결혼 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자녀교육도 마찬가지였다.
이 전도사는 콘트라베이스를 전공한 지휘자로 매우 섬세한 편이었다.
아주 작은 것도 자신과 상의해주기를 바랐는데 그녀는 그것이 번거롭고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결혼 초에는 이런 일들로 부부는 종종 마음이 상했다.
큰 아들 조이가 두 살 때였다. ‘일이냐 가정이냐’ 기로에 선 백 사모는 10년 차 디자이너의 삶을 내려놓고 가정과 자녀 양육에 몰입했다.
마침 여운학 장로가 운영하던 ‘303비전성경암송학교’가 시선을 끌었다.
백 사모는 성경암송학교 훈련 과정을 통해 오직 아이의 마음 밭에 말씀을 심는 일만이 부모의 가장 중요한 사명임을 뼛속 깊이 깨달았다.
부부 관계에서도 반전이 일어났다.
둘째 온유가 백일이 될 무렵이었다.
여느 날처럼 말씀암송을 하고 있는데 에베소서 5장 22∼24절 말씀에 마음이 꽂혔다.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 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됨과 같음이니…”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말씀은 백 사모 부부가 결혼식 주례 때 받은 말씀이었는데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느라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곰곰이 생각했다. “남편에게 복종이라니, 조선시대도 아니고 지금 세상에서 복종한다는 게 말이 되나…’
이런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에베소서 5장에서 6장으로 넘어가면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종은 주인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순간 백 사모는 아이들에게 순종을 가르치고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정작 자신은 남편에게 복종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 사모는 그 후 가정에 세우신 질서와 영적인 권위에 관한 책들을 접하면서 성경말씀대로 세 가지 결단을 했다.
첫째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영적 권위에 순종하는 것이었다.
둘째는 존경과 신뢰로 영적 권위에 복종하기였다.
그리고 하나님이 세우신 가정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세 번째 결단은 아이들과 가족들 앞에서 남편의 권위를 세워주는 것이었다.
호칭부터 바꿨다.
이전에는 친구처럼 주고받던 말에 의식적으로 끝에 ‘요’자를 붙였다.
처음에는 정말 어색하고 쑥스러웠다.
“자기야, 식사해!”라고 했다가 잠시 후? “자기야, 식사해…요”라고 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뒤바뀌어 있었던 권위의 자리가 바로 섰으며, 이 과정을 통해 부모와 자녀들의 관계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쳤다.
모든 것이 성경말씀 암송 덕분이었다.
2009년 백 사모가 쓴 첫 번째 책 ‘말씀 심는 엄마’가 나올 당시 성경 160구절을 암송하던 다섯 살 조이는 어느덧 열 살이 됐고, 성경 1500구절과 로마서 전장을 암송하는 ‘303비전 꿈나무 지속 장학생’이 됐다.
백 사모는 700구절을 기억하고 암송태교로 태어난 둘째 온유도 750여 구절을 암송하는 ‘303비전 꿈나무 장학생’이 됐다.
셋 째 사랑은 100절, 두 살 막내 시온이도 3구절을 외운다.
550구절을 암송하는 남편 이 전도사는 경기도 광주 서울장신대신대원에 재학 중이다.
서울 강동구 상암로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주일 2부예배 탁아부 교사를 맡고 있는 백 사모는 “교회가 강조하는 가정예배와 성경말씀 암송을 매일 실천하고 있다”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예수님의 작은 제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경적인 신(信), 덕(德), 지(知), 체(體)의 자녀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현재 ‘말씀으로 한글 떼기’ 등 자녀들의 말씀암송 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제공하는 인터넷 카페인 ‘303와이즈맘’(cafe.naver.com/303wisemom)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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