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87, 사진) 전 문화부 장관이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암 투병 사실을 밝혔다.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그는 “남은 시간 동안 유언 같은 책을 완성하고 싶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의사로부터 암 선고를 받았을 때 철렁하는 느낌은 있었지만 절망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오히려 남은 시간이 한정돼 있음을 일깨워줬다는 것이다.
“‘그래. 내가 암이야. 어떻게 할까?’ 여섯 살 때부터 지금껏 글을 써온 게 전부 ‘죽음의 연습’이었다. ‘나는 안 죽는다’는 생각을 할 때 ‘너 죽어’ 이러면 충격을 받는다. 그런데 태어나면서부터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너 죽어’ 이런다고 두려울 게 뭐가 있겠나.”
이어 사람은 누구나 죽게 돼 있으므로 죽음을 생각하는 삶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 삶이 가장 농밀한 시기는 요즘”이라고 덧붙였다.
7년 전 소천한 딸 이민아 목사 이야기도 털어놨다. 이 목사는 위암 말기 투병 끝에 지난 2012년 53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생전 이 목사도 의사로부터 암 선고를 받았으나 당황하지 않았다.
‘수술하면 1년, 안 하면 석 달’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 없이 암을 받아들였다. 이 목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책을 두 권 쓰고 강연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 전 장관은 “딸에게는 죽음보다 더 높고 큰 비전이 있었다. 그런 비전이 암을, 죽음을 뛰어넘게 했다”라고 말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선 “우리는 '너 예수교 믿어?'하고 묻는다. 그건 교(종교)를 믿느냐고 묻는 거다.
'너 신을 믿어?' 하는 물음과는 다른 이야기다. 교를 믿는 것과 신을 믿는 것은 다르다. 인간은 단 1초도 무엇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인간이 죽기 직전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유언이다. 나의 유산이라면 땅이나 돈이 아니다. 머리와 가슴에 묻어두었던 생각이다. 내게 남은 시간 동안 유언 같은 책을 완성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1990년 초대 문화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비평가, 소설가, 시인, 칼럼니스트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해왔다.
1956년 ‘우상의 파괴’를 발표하고 등단했으며 ‘지성에게 영성으로’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키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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