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jpg  

▲ 이경석 설악산교회 목사 (오른쪽)가 지난달 15일 사택 화재로 부상을 입은 조은미 사모를 찾아 기도를 하고 있다. <이경석 목사 제공>


불의의 화재로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은 두 목회자가 서로의 아픔을 보듬었다.


강원도 산불로 교회를 잃은 설악산교회 이경석(65) 목사가 사택에서 일어난 불로 딸을 잃은 구태극(52) 대구 향기로운은혜교회 목사를 찾아가 위로와 함께 성금 300만원을 전달했다.


성경 로마서 말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를 몸소 실천한 것이다.


이 목사는 2013년부터 동료 목회자 3명과 함께 고성에 교회와 수양관을 세워 운영해오다 지난 4월 강원도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로 모두를 잃었다.


구 목사는 지난 6월 7일 새벽 대구 동구에 있는 사택에서 일어난 불로 큰딸 하경(17)이를 잃었다.


당시 불길을 피해 4층에서 뛰어내린 하경이는 80%의 전신화상과 척추손상 등을 입었다.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12일 만인 19일 저녁 끝내 눈을 감았다.


개척교회를 운영하며 넉넉지 않은 형편 가운데 있던 두 목사의 사연이 각각 전해지자 전국에서 성금과 격려가 이어졌다.


한창 교회 재건에 힘쓰고 있던 이 목사도 구 목사의 사연을 들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에 함께 속해 있는 동료이자 선배 목회자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이 목사는 지난달 15일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구 목사 가족이 치료받고 있는 대구의 한 병원을 찾았다.


구 목사의 부인 조은미(52) 사모는 당시 화재로 40%의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막내딸 하빈(13) 양도 화상을 입어 피부이식수술을 받았다.


병원을 찾은 이 목사는 이들을 위로하며 손을 잡고 함께 기도했다.


이 목사는 “주님이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을 주셔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찾았다”면서 “천국에 먼저 딸을 보낸 구 목사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고 두 손을 잡고 함께 기도해주고 싶었다. 힘을 내고 다시 일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 목사도 “먼 곳에서 이곳까지 와주셔서 고맙다”며 “하루빨리 아내와 딸이 통원 치료를 받아도 될 만큼 나아서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다”고 답했다.


두 목사는 성금을 보내온 성도들에게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왔다.



인물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