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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형주 기자


10월 30일, 이스라엘은 지방선거로 인해 모든 도시들이 떠들썩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가 앞으로 곧 다가올 대선을 준비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예측 가운데, 정부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처음으로 선거날을 임시휴일로 지정했습니다.


그 중 특별히 예루살렘 시장 선출은 이-팔 분쟁과 관련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선거였습니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예루살렘 시장을 2번 연임한 니르 바르캇이 국회 진출을 위해 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예루살렘의 시장 후보에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예루살렘 주민 중 정통 유대교인이 35%, 나머지 유대인들이 30%, 팔레스타인 주민이 35%의 선거권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역사상 지금까지 대부분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 정부를 보이콧하는 취지로 선거에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런 움직임에 대항해 팔레스타인인의 인권을 보장 받고자 팔레스타인 시장 후보로 아지즈 아부 사라가 출마했으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이슬람 극우단체들의 협박으로 결국 시장 후보 출마를 포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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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루살렘 시장 선거에는 예루살렘의 복잡한 상황을 그대로 드러내보이는 후보들이 출마했습니다.


지난 2013년 시장 선거에서 니르 바르캇에게 밀려난 후 예루살렘 부시장으로 재직한 모세 리온, 네타냐후 국무총리와 현 시장 니르 바르캇의 지지를 받은 제에브 엘킨, 진보 성향의 35세 오페르 버코비치와 정통유대인 출신 요시 데이치, 올해는 이 네 사람의 4파전이 예상됐습니다.


그 중 모세 리온은 선거 캠페인 도중 많은 비리와 정치 청탁이 오고 갔다는 보도, 그리고 선거 투표 용지에 모세 리온 후보의 이름만 글씨가 크게 인쇄된 것 등 많은 논란이 됐습니다.


30일 투표 결과,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모세 리온이 33%, 그리고 버코비치가 29%의 표를 받았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와 니르 바르캇 시장이 지지한 엘킨 후보의 투표율은 20%로 저조했으며, 종교인들의 지지를 예상했던 데이치는 17%에 머물렀습니다.


언론에서는 모세 리온이 정통유대인 징집 법안을 반대하겠다고 약속해 정통 유대교파인 샤스 정당의 지지를 받은 것과 리버만 국방장관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인한 결과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시장 선거는 당선자가 지지율 40% 이상을 받아야 당선이 확정되며, 어느 후보자도 40%에 미치지 못했을 때는 다수표를 얻은 2명의 후보를 놓고 다시 재투표를 합니다.


재투표 날짜는 11월 13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누가 예루살렘 시장으로 선출될 지는 정통 유대인들의 표가 어디로 향할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텔아비브는 론 훌다이가 다섯 번째 연임에 성공했고, 브엘세바도 91%의 지지율로 현 시장 루빅 데닐로비치가 연임에 성공했으며, 하이파는 새로운 노동당 출신 에이넷 칼리스 로템이 선출됐습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도시들의 시장 선출 결과를 봤을 때, 이스라엘은 정통 유대교 가치를 지키는 우파 보다는 사회주의 성향이 강한 진보 세속주의 당이 우세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11월 5일 대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인과 유대인 간의 갈등, 세속적 유대인과 종교인 간의 갈등, 그리고 이스라엘 국내의 유대교 리더와 미국의 유대교 리더 간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에게 우호적이었던 정당들이 예루살렘시와 정부에서 밀려날 경우 이스라엘은 복음의 기회가 주춤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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