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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형주 기자



4월 9일에 조기총선을 앞둔 이스라엘은 진보 vs 보수, 세속화 vs 종교적 가치 사이에서 국가의 향방이 결정될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흡사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선택을 시험하고 계시는 듯한 상황입니다.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 독립은 성경적 예언의 성취라고 일컬어지고 있고, 독립 선언 당시 이스라엘은 나라의 정체성을 ‘유대민주국가’라고 선포했습니다.


그런데 독립을 주도한 다비드 벤구리온, 골다 메이어, 이츠하크 라빈 등은 무신론자였고, 그 당시 전 세계에서 일어난 유대인 박해를 피해 이스라엘로 온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사회주의 시오니즘 운동가들이 많았습니다.


이스라엘의 땅을 개척하고 경제적 기반을 잡아 주었던 키부츠 운동은 사회주의에 근거한 커뮤니티였습니다.


이렇듯 역사적으로 사회주의 세속적 유대인들의 영향은 계속 이어져 내려왔고, 통계에 의하면 현재 이스라엘 내 유대인 660만 명 중 율법과 코셔를 지키는 유대인들은 39%도 채 되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이스라엘 내에는 ‘평화, 소수인권 보장, 세속화'를 추구하는 진보 진영과 ‘종교적, 성경적, 민족적 가치'를 추구하는 보수 진영 간의 갈등이 갈수록 극대화되고 있는 중입니다.


‘안식일에 대중교통 운행을 허용하느냐 마느냐’ 등의 문제를 놓고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모습이 그 중 한 예입니다.


이스라엘은 1977년 이후에는 보수우파 정당이 주로 집권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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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우파 리쿠드당을 이끄는 네타냐후(사진 오른쪽)는 13년 동안 총리직을 연임했고, 다가올 총선에서도 가장 유력한 국무총리 후보였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전 군 참모총장 베니 간츠(사진 왼쪽)가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라 선전 중입니다.  베니 간츠는 작년 12월 말 ‘동성애 옹호, 두 국가 해법 지지' 등의 정책 노선을 발표하며 중도좌파인 ‘이스라엘 회복당’을 창설했고, 올해 2월에 중도좌파당 ‘예쉬 아티드’와 ‘청백당’으로 합당해 총선에 등록하면서 승리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반면 보수당 리쿠드는 2월 28일에 네타냐후의 3건의 비리와 관련된 검찰 기소가 결정되면서, 4월 9일 총선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최근 이스라엘의 진보 성향 언론사인 하아레츠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간츠와 라피드의 연대인 ‘청백당'이 지지율 31%로 네타냐후의 라피드당 지지율 28% 보다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네타냐후와 간츠 중 ‘누가 더 신뢰가 가는가?’와 ‘누가 더 국민들을 잘 돌볼 것 같은가?’의 질문에서도 미세하게 1%차로 간츠가 앞서고 있으며, ‘다음 총선에서 네타냐후가 총리가 되길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47%가 ‘아니다', 37%가 ‘그렇다'라고 답했습니다.  네타냐후 현 총리의 비리 혐의가 수년째 계속 불거지면서 신뢰도에 큰 금이 갔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와 라피드당은 확고한 지지층이 꽤 두텁게 형성돼 있고, ‘지오카르토그래피' 등 타 리서치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네타냐후가 우세하다고 조사되는 등 우위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는 4월에는 총선 뿐만 아니라, 미국이 ‘국경과 예루살렘 문제를 포함한 이-팔 평화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결정들이 이뤄질 예정이며, 그로 인해 이스라엘과 미국이 하나님의 ‘시험대' 위에 올려지는 시간입니다.


이스라엘은 나라의 정체성을 성경적 가치로 가져갈지, 세속적 인본주의로 가져갈지에 대한 이스라엘 시민들의 선택이 있게 되고, 미국은 성경의 땅을 나눌지에 대한 하나님의 시험대 위에 올려지는 순간입니다.


하나님이 선택의 시간을 주시고자 하는 이 때에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선택하고, 이스라엘 내에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손이 깨끗하고 마음이 청결한 지도자가 세워지기를, 그리고 미국이 앞으로 발표한 이-팔 평화계획에서 하나님의 땅을 나누는 결정을 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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