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현주.jpg

명형주 기자



성경에서 “흩어졌던 이스라엘 백성을 고토로 되돌리겠다”는 언약의 말씀은 64번도 넘게 나와 있습니다.


그 중 이스라엘 백성 뿐만 아니라 “목자들의 양과 동물도 데려오겠다”는 예레미야 31장 10-12절의 말씀대로, 수천 년 동안 유대민족과 함께 흩어져 사라졌던 야곱의 양떼도 다시 성경의 땅 이스라엘로 돌아왔습니다.


현재 야곱의 양으로 알려진 종은 전 세계에 8천 마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야곱의 양은 약 3천 년에서 4천 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종으로 아롱진 무늬, 점박이, 짙은 갈색의 털 빛깔을 가지고 암수 모두 4개에서 6개의 뿔이 자랍니다.


이 양들은 유대인들을 따라 북아프리카를 통해 스페인으로 건너갔고, 1492년 스페인 종교재판 당시 유대인들이 추방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갈 때 영국으로 넘어갔습니다.


그후 1900년대에 영국에서 북미 대륙으로 넘어가 현재까지 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야곱의 양이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지만, 2016년에 캐나다에서 살던 젠나 르윈스키(34)가 야곱의 양떼를 데리고 ‘알리야(귀화)’하면서 이스라엘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젠나는 남아공에서 태어난 유대인으로, 그녀와 야곱의 양과의 인연은 특별합니다.


2013년에 캐나다로 이주한 젠나는 2014년에 우연히 동물원에서 일하는 친구로부터 야곱의 양들에 대해 듣게 됐고, 동물원 운영진이 바뀌면서 경영난으로 인해 야곱의 양떼들을 도살한다는 소식을 듣고 6마리의 양을 구조하면서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에도 곳곳에서 원치 않는 야곱의 양들을 구조했고, 캐나다 주재 이스라엘 대사와의 만남을 통해 이스라엘 땅에 이스라엘 동물들을 복원시키기 위한 에코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2015년 1월, 야곱의 양들을 이스라엘로 옮기기 위한 준비가 시작됐고, 우여곡절 끝에 2016년 12월이 되어서야 119마리의 양들을 데리고 오게 됩니다. 젠나는 “처음에는 단순히 도살 위기에 처한 동물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일이, 진행하면 할수록 이 일에 많은 영적인 의미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성경에서 야곱이 외삼촌 라반에게서 받은 임금으로 ‘야곱의 양’이 처음 거론된 이후, 많은 성경구절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양으로 비유합니다.


젠나는 야곱의 양이 유대인들과 너무나 유사하다고 말합니다.


우선 아쉬케나지 유대인들처럼 근친교배로 인한 유전병인 테이삭스병을 가지고 있고, 2차 성전이 무너진 이후 대부분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땅에서 자취를 감췄던 것처럼 야곱의 양도 이스라엘 땅에서 사라졌던 동물이었습니다.


명형주칼럼.jpg



젠나는 양들을 이스라엘 땅에 데려오는 과정이 마치 성경의 역사를 다시 밟는 것과 같았다고 회상합니다.


119마리의 양은 11개의 비행기로 나눠 옮겨졌는데 첫 번째 양들은 유대력으로 노아의 방주가 열렸던 헤쉬반월 28일에 도착했고, 유대인들이 1890년대에 이스라엘로 이주해 왔을 때 풍토병 말라리아로 죽었던 것처럼 야곱의 양들도 도착 후 1년 안에 풍토병으로 60마리가 죽었습니다.


젠나와 양들은 1년 반 동안 정착할 농장을 찾아 곳곳을 다니다 올 10월이 되서야 베들레헴 남쪽 ‘믹달 에델'이라 불리는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믹달 에델은 미가서 5장 2절에서 메시아가 태어날 곳으로 예언된 ‘베들레헴 에브라다’로 추정되는 또다른 장소입니다.


지금은 허허발판에 가건물 조차 없이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고, 양들 또한 임시로 나무 판자로 막은 우리 안에 갇혀 있습니다. 여자 혼자 낮에는 양들이 지낼 외양간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고, 밤에는 들짐승과 이웃 아랍마을로부터 양들을 지키며 지내는 모습을 보며 “무섭지 않느냐”라고 물으면, “하나님께서 보호해 주신다는 확신이 있고,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영적인 여정을 걸으며 성경 예언의 성취가 눈 앞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는 것이 만족스럽다”고 얘기합니다.


성경의 말씀은 그 말씀을 믿고 살아내는 사람들로 인해 이루어 진다는 것을 젠나를 통해 또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베이지역교계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