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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형주 기자



예수님의 탄생터로 알려진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에서는 성탄 축하 종소리가 울렸고, 교회 앞 광장은 대형 트리로 장식되었습니다.


3년 전, 같은 곳에 세워졌던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그 당시 자살 폭탄 테러를 자행했던 무슬림 “순교자" 사진들이 트리 장식으로 사용됐었습니다.


올해는 성탄 축하 행사가 많이 축소된 분위기였지만, 장식들만큼은 정치적 도구들이 많이 빠져 있었습니다.


서안지구에 위치한 베들레헴은 1948년 이스라엘 독립 당시 인구의 86% 이상이 기독교인이었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설립 후 팔레스타인 관리 하에 있는 동안 기독교 인구가 점점 줄어들었고, 2018년인 지금은 기독교 인구가 10%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무슬림 인구의 증가로 인한 핍박과 경제난을 거치며 많은 기독교인들이 떠났기 때문입니다.


매년 국제적으로 열렸던 크리스마스 찬양 대회는 2015년부터 증가된 서안지구 및 가자 국경에서의 테러로 인해 중단됐고, 베들레헴 내 교회들이 주관하는 작은 행사들로 축소됐습니다.


베들레헴 시청이 예수탄생교회 광장에서 주최하는 축제는 국제 관광객들까지 줄어들어, 대부분 무슬림들이 참여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스라엘 전체 880만 인구 중 기독교인은 2%도 채 안 되기 때문에 보통 크리스마스 장식이나 축제 현장은 아랍 기독교인들이 많이 사는 나사렛이나 하이파 같은 곳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올해 나사렛에는 8만여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대규모 크리스마스 축제와 거리 행진이 있었고, 시리아 출신 아랍 기독교인들이 모여 사는 레바논 국경 마을 ‘파쑤타’에서 주최한 크리스마스 축제에는 작년 한 해만 6만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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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종교의 중심인 예루살렘에는 소수의 기독교인들이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살고 있고, 유대 종교인들과 무슬림들의 눈치 때문에 이전에는 많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이전 년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올드시티 크리스천 구역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많은 장식들이 설치됐고, “산타의 작업실”이라는 행사장까지 선보였습니다.


미국, 과테말라, 온두라스의 대사관 이전, 그리고 국제무대에서 보여지는 전 세계 기독교인들의 이스라엘 정부 지지 여론을 반영한 현상이라고 추측됩니다. 


예수님의 정확한 실제 생일 날짜에 대한 견해는 신학자들마다 틀리지만, 일 년에 한 번,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의 구원자 되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고 기억하는 날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 날을 통해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 예수님의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은 정말로 큰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날을 맞아 이스라엘에 사는 한국 기독교인들은 이스라엘 거리로 나가 찬양을 부르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유대인들을, 아랍인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거리에서 전도지를 나눠준 사역단체들까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전도지를 나눠줄 때는 항상 정통 유대인들의 방해와 간섭이 있지만,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는, 다른 유대인들이 전도지를 나눠주고 있는 기독교인들을 보호해 준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안에서도 추수의 밭이 무르익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미 서구사회나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의 상업성으로 인해 크리스마스에서 가장 중요한 예수님이 외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기간 만큼은 다시 하늘 보좌를 버리고, 우리 같은 죄인들을 위해 내려오신, 영광의 왕, 평강의 왕께 감사와 경배를 드리는 시간을 갖고, 그 주님을 알리는 시간 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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