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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로부터의 자유재단, 무신론 단체의 거센 압박
한국도 이렇게 될 날 올지 모른다며 일부교계 우려



‘누구든 초등학교에서 성경을 나눠주면 경찰을 부르겠습니다.’


미국 일리노이주 한 도시의 교육 당국이 최근 각급 초등학교에 보낸 공문 내용이다.


학교에서 성경 배포 행위가 지속될 경우 공권력을 부를 수밖에 없으니 성경을 취급하지 말라는 경고다.


이는 공공장소에서 기독교적 가치를 강요해선 안 된다는 무신론 단체의 거센 압박에 따른 조치다.
미국 크리스천들은 반발하고 있지만 현재까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진행자인 토드 스턴스(Todd Starnes)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일리노이주 중서부 도시 라 하프(La Harpe) 교육 당국이 각급 초등학교 교장에게 보낸 공문에서 성경을 학생들에게 배포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고 알렸다.


앞서 미국의 대표적인 무신론 단체인 ‘종교로부터의 자유 재단(Freedom From Religion Foundation·FFRF)’은 지난 5월 라 하프 교육감에게 항의 서신을 보내 라 하프 초등학교에서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배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FFRF는 릴라 맥퀀(Lila McKeown) 교장이 교사들에게 나눠준 문서에서 ‘부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축복을 축하하는 행사’라거나 ‘전지전능한 주님의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등의 기독교적 가치를 담은 표현을 썼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학교 정문에서 성경 배포 행사를 맥퀀 교장이 허용했다면서 교육 당국은 이를 막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라 하프 교육 당국은 맥퀀 교장은 성경 배포를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교사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기독교적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변했다.


FFRF의 공동대표인 애니 로리 게일러(Annie Laurie Gaylor)는 “종교란 원천적으로 분열을 초래할 수 있으며 다양한 믿음을 지닌 어린 아이들이 다니는 공공장소인 학교에서 종교를 강요해선 안 된다”면서 “교육 당국은 (성경 배포와 같은) 헌법 위반 행위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공공장소에서 기독교적 가치를 몰아내려는 FFRF의 시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3년 6월에는 캘리포니아주 아이딜와이드 초등학교의 기드온성경 배포를 저지했고, 12월에는 위스콘신주 위스콘신대학 콘퍼런스 센터의 손님 접대용 객실에 마련된 기드온성경을 모두 없애라고 요구했다.


이듬해 1월에는 플로리다주 파이넬러스파크 시장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고 시청 회의실에 전시된 성경을 치우라고 경고했다.


FFRF의 등쌀에 캔자스주의 그레이트 벤드 고등학교(Great Bend High School) 교장은 졸업식장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인용하는 축사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지난달 약속했다.


일리노이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올 초 학부모 초청 기도회를 금지했고, 오클라호마 교육 당국은 역시 올 초 목사가 풋볼팀을 위해 기도하는 행위를 막았다.


물론 모든 학교가 FFRF에 굴복하는 것은 아니다.


테네시주의 카투사(Catoosa) 카운티 교육 당국은 올 초 링골드(Ringgold) 고등학교의 졸업식 기도를 금지하라는 FFRF의 요구를 ‘이미 짜여진 이벤트이고 학생들이 주도하는 행사’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인디애나주 교육 당국도 점심시간 목사가 주도하는 리더십 프로그램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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