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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도날드 트럼프의 마지막 공방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비호감 후보 대 비인기 후보의 대결, 남과 여의 대결, 주류 정치인과 아웃사이더의 대결 등으로 역대 선거와는 여러 측면에서 다르다.


이런 특징 가운데 하나로 미국의 보수 기독교도인 백인 유권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현상이 꼽힌다. 


트럼프는 카지노 거물에다 세 차례나 결혼했으며 신에게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가 하면 장애가 있는 기자를 조롱한 인물이다.


그래서 이런 후보를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이 지지하는 것은 보수로 분류되는 미국의 복음주의기독교계 안팎을 당혹스럽게 해왔다고 AP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특히 지난 7일 폭로된 비디오에서 결혼한 여성을 유혹하려 했던 일을 자랑하면서 추잡한 언어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극히 일부 인사를 제외하고 미국의 유명 복음주의 지도자들의 지지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AP는 보도했다.


복음주의 지도자 중 대표적인 트럼프 지지자인 제리 팔웰 주니어 리버티대학 총장은 문제의 발언에 대해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우리는 완벽한 후보를 절대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술 더 떠서 폭로된 비디오가 공화당내 트럼프의 적들에 의해 유출됐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복음주의 지도자로 꼽히는 패밀리 토크 라디오(Family Talk radio)의 제임스 돕슨 박사는 트럼프의 발언을 비난했으나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낙태 권리에 대한 지지는 ‘범죄’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는 종교의 자유와 태아의 존엄을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힐러리 후보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트럼프 지지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에서 종교적 진보와 보수는 낙태에 대한 입장에 따라 갈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낙태에 대해 반대 입장이면 보수, 유연한 입장이면 진보로 구분된다. 


그래서 낙태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이 보수 기독교인들의 지지 여부에 관건이 된다.


AP통신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백인 복음주의자인 유권자의 70%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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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복음주의자들이 트럼프의 성격을 옹호하기는 하지만 다수의 복음주의자들은 실용적 측면에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가 미국 대법관에 보수 인사를 지명하겠다고 한 약속을 주목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미국의 보수적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트럼프 지지는 이른바 ‘문화 전쟁’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정치과학 학자인 로라 올슨 미 사우스캐롤라이나 클렘슨 대학 교수는 AP에 말했다.


보수 복음주의자들의 트럼프 지지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최근 퓨리서치 센터의 조사에서 백인 복음주의자 가운데 4분의 3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로 힐러리 클린턴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유명 기독교 블로거인 매튜 리 앤더슨은 “힐러리가 영부인이었을 때부터 실용주의자인 남편은 온건하지만 그녀는 극단적으로 진보적이라는 인식이 퍼졌다”고 말했다.


힐러리 후보가 영부인일 때 소극적 안주인이기보다는 적극적 정책 참여자로 활발한 역할을 수행해 복음주의에서 그려온 전통적 여성상에 맞지 않았다는 점도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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