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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일 (9월 15일 주일) 
팜플로나에서 사리키에기까지 10Km

새벽 5시에 눈이 떠졌다. 
아직 모두 잠자고 있다. 
아내는 코고는 사람 때문에 늦게 까지 자지 못한듯 곤히 자고 있다. 
조용히 빠져나와 매일 하던 대로 아이패드로 찬양을 듣고 성경 출애굽기를 15장 들었다.
6시가 되자 아침 일찍 출발하는 사람들이 배낭을 싸고 나서기 시작한다. 
부산에서 오신 송 집사님도 출발 준비를 하며 기도해 달라고 오셨다. 
어제 갑자기 다친 무릎 때문에 고생하시며 지팡이를 짚고 걸으시던 송 집사님을 만났었다. 
가지고 있던 파스를 붙여드리고 간절히 기도해 드렸었다. 
다행히 우리 보다 1시간  30분 정도 늦게 잘 도착하셨다. 
덕분에 잘 걸어서 감사하다고 내일 아침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셨던 터였다. 
아내와 함께 간절히 손을 얹고 기도했다. 몸도 영혼도 강건하게 모든 여정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도록 '여호와 라파'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했다.
오늘은 매일 분주하게 배낭을 싸고 길을 나섰던 날과는 달리 주일 아침예배를 참석하고 약 5km 떨어진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을 예정이었다. 
아침은 알베르게 주방에서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준비해서 먹었다. 어제 저녁에 아침과 점심을 위한 시장을 봐 놓았다.
안내데스크에서 알아본대로 개신교 예배가 10시에 있다는 교회에 9시 10분경 도착했다. 가보니 성당 건물이었다. 
개신교 예배당을 분명히 말했었는데... 
예배를 제대로 드릴 수 없을 것 같아서 성당 밖 길가에 있는 벤치에 앉아 다운로드해온 찬송가 1, 2, 3장을 반주에 따라 불렀다. 
출애굽기 15장 21- 27절 말씀을 읽고 기도를 했다. 
명목상 캐톨릭으로 형식적 종교 생활을 하는 스페인에 예수그리스도의 피묻은 복음이살아나서 개신교가 부흥하기를 기도했다. 
또 어제 메일에 들어온 동 아프리카 선교사님 자녀가 3도 화상을 입었다는 소식과 캘리포니아에 SB1266가 통과되어 학교의 탈의실, 화장실 및 샤워장을 남녀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픈 마음으로 기도하고 예배를 마친 다음 성당에 들어가 보니 한 사람이 기도하고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하고 떠났다. 
약 5km 떨어진 시수르 메노르에 12시 쯤 도착했으나 알베르게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기다리면서 이른 점심을 공원에서 먹고 약 5km 정도를 더 가기로 했다. 
아름다운 스페인 시골 풍경을 만끽하며 걸었다. 
이스라엘 에서 온 청년이 "안녕"하며 말을 걸었다. 
한국 친구를 만나 배웠다고 한다. 
오후 2시 30분 경 사리키에기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33개의 침대가 있는 사설 알베르게가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가기로 했다. 
1인당 11유로씩 했다. 
쉴 수 있는 주일(안식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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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일 (9월 16일 월요일) 
사리키에기에서 시라우키까지 25Km

아침 7시에 출발했다. 
40 분 정도 걸으니 페르돈 봉에 철로 세워놓은 중세 순례자 행렬 상이 있다. 
어제 충분히 쉰 덕분인지 오전에는 15km를 3시간 만에 걸었다. 
여유가 있어서 점심도 푸엔테 라 레이나에 있는 카페에서 요구르트와 살라미와, 그리고 빵을 샀다. 
이 카페는 1842년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야채도 넣지않은 살라미 샌드위치이지만  우리의 마음을 풍성케 하는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점심을 먹고 조금 걸으니 유명한 레이나 다리가 나왔다. 
오늘은 하루종일 숲 속 길가에 블렉베리가 우리를 반기고 있어서 따먹었다. 
크고 튼실하지는 않았지만 햇빛를 맞으며 익어서 엄청 달고 맛있었다. 
역시 하나님의 재배방법이 최고다. 
순례하는 모든 분들이 지나가면서 적당히 먹고 남기고 간 것 같다. 
우리도 한번에 10개 정도 먹고 다른 분들을 위해서 남겨 놓았다. 
오늘은 잘 걸어서 숲 속길가에 앉아 함께 글을 쓰고 있었다. 
어떤 분이 지나가면서 인사를 했다. 
어디서 오셨느냐고 물으니 독일 뮌헨에서 오셨다고 했다.
연세가 73세라고 하셨다.
너무나 씩씩하고 정정한 모습으로 "내년에는 뮌헨에서부터 걸어볼까?" 하시면서 농담을 했다. 
가시는 뒷모습에 힘찬 박수를 쳤다. 
약 2시 30분 우리의 목적지인 시라우키에 도착했다. 
오늘은 약 25Km을 걸었다.
시라우키는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전형적인 중세 풍의 마을이다. 
13 세기에 지어진 산 로만 성당 바로 앞 마랄로츠 알베르게에 짐을 풀었다. 
여유가 있어서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보았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들, 옛 문장이 새겨진 갈색 벽돌 집들이 붙어 있고 발코니가 있고 예쁜 꽃 화분 또는 담쟁이들을 멋들어지게 진열해 놓았다.
마침 오늘은 마을 축제가 있는 날이라고 한다. 
하얀 위 아래 옷에 붉은 머플러를 두른 마을 사람들이 조그만 광장에 꾸며진 무대 아래 쪽으로 자리 잡고 춤도 추고 함께 칵테일도 마시고 있다. 
여가수가 밴드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오면서 여러 마을들을 통과하였는데 항상 마을에서 가장 높고 장중한 건물은 교회(성당)이다. 
도시에 있는 뾰족한 첨탑 처럼 솟은 화려한 성당이 아니라 적갈색 벽돌로 소박하게 지은 정겨운 건축물이다. 
들어가는 문은 정교하게 조각한 아치형의 문이다. 
그 만큼 교회가 융성했고 마을 사람들 중심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이 아닐까?
산티아고 순례길 도상의 스페인 북부 나바라주 농촌 마을들은 매우 깨끗하고 잘 정돈되고 가난해 보이지 않고 넉넉해 보였다.
<계속>



자기 길 My way

아무리 잘 알려진 유명한 길
이라도
내가 걷기 전에는 내 길이 아
니다
우리는 낭만적이 아닌 실재적인
우리는 남이 아닌 각자 자기 
길을 걷는다

각자 걷는 자기 인생길은 
오르막 길 평탄한 길 내리막 
길이 있다.
이 길은 유명한 길이 아닌
보통 사람이 모두 걷는 평범
한 길이다

그 길을 어떤 마음으로 걷느냐가
가치와 의미와 행복을 결정한다
길이 고단하고 힘들다고만 생
각한다면
그 사람은 계속 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내가 걷는 이 길이 비록 힘들
다 할지라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누구를 위
해 기도하고 걷는다면
괴로운 인생길이라는 고통이 
사라지고
마음에는 기쁨이 솟아오르고
이 길을 걷게하시는 분께 감
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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