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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봉 목사


1953년 추석날 예수 믿는 다는 이유로 문중으로 부터 큰 핍박이 생겼다.


나는 270여년간 내려 오면서 9대 종손으로 예수 믿고서 제사를 안지낸다 하니 큰 핍박이 일어 났다.


이유는 제사를 지내지 아니하면 조상 귀신이 굶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 집안은 수백년을 내려 오면서 유교 집안이었다. 이미 돌아가신  조부 께서는 내가 2014년 12월 한국 국립 중앙 도서관에 기증한 62종, 132권의 한문 서적을 남긴 유학의 집안 이었다.


그 책 중에는 대한역사라는 책이 있다.


일제가 수거하여 불태운 20만권 중에 제 일호의책으로 원본은 한국 중앙 도서관에 한권이 남아있고 가장 정확한  필사본으로는 유일한 것으로 남아 있는 책이다.


이런 유교 집안에서 제사를 안 지낸다고 했으니 핍박이 일어 날수 밖에 없다.
1952년 부터 우리 안방에서 쌍암교회가 시작 되었다.


교회를 다니고 성경을 보니 우상에게 절하지 말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1953년 추석부터 제사를 안 지낸다고 광고를 했더니 집안과 동리에서는 금년 추석에는 관봉이네 집에 큰 구경거리가 생길것이라고 수군대었다.
드디어 추석날이 왔다.


우리 집이 종가 집이지만 마을이 남과 북으로 길어서 제사를 맨 윗집에서 부터 지내고 우리집은 두번째가 된다.


청소년이 된 나는 집안에 서 있는 큰 호두나무 위로 올라가서 작은 집 상황을 살펴보기로 했다. 전 같으면 추석날 제사지내는 제군들의 뒤에서서 절은 아니하고 바라보거나 곁  방으로 가서 혼자 있다 절하는 것이 끝 나면 돌아오곤 했는데 대단히 불편하고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우리  집안 네분의 할아버지 자손들과 재 종조부 네분의 집안에서 모인 제군들은 대략 삼십여명은 넘는다.


작은집 제사가 끝이 났다.


제군들은 긴 담뱃대를 들은  셋째 할아버지를 선두로 내려 온다. 행열이 밑으로 직진하면 소란은 없을 것이고 선두가 좌향을 하면 우리 집으로 들어 오는 것이다. 내가  호두나무에서 보니  좌향을 한다. 이제는 격론이 벌어 지겠구나 생각하고 내려 왔다.


할아버지들은 안방에 자리를 잡고 당숙들은과 애들은 뜰과 마당에 서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바느질감을 가지고 안방 큰 문 앞에 앉아서 그 광경을 맞이하였다. 나는 마루 중앙에 있는 상기둥에 등을 대고 할아버님들을 마주보고 앉게 되었다.


할아버지께서 드디어 어머니를 향하여 말문을 열기 시작 한다.


"질부는 왜 제사를 안지내는 것이냐? 종손이 제사를 안 지내면 그 많은 조상 귀신들이 다 굶게 되는데 있을수가 없는 일이다. 제사를 지내야 한다" 고 야단을 친다.
그러나 어머니는 안지내겠다고 단호하게 말씀을 했다.


할아버지들께서는 종손인 나에게 제사를 지내겠느냐?


나 역시 안지낸다고 대답을 했다. 안방에서는 저런놈 저런놈 하면서  쯔쯔쯔 혀를 차면서 저런 고약한 놈이라 하니 마당에 서 있든 당숙들이 와글 와글 한다.


제사를 지내겠다 라고 말을 했다. 잠시조용하다.


그러나 추도식으로 하겠습니다 하니 추도식이 뭐냐 한다. 추도식은 일몰 직전이나 직후에 집안이 모여서 추모하는 것입니다.


음식은 다 차려 놓고 성경을 읽고 조상들이 남겨 놓은 유품에 대해 설명을 하고 족보를 내어 놓고 조상들의 장점을 이야기하여 후손들이 교훈을 받고 음식을 나누는 것이라 하였더니 그까짓것이 무슨 제사냐 소리를 지른다.


나는 설과 추석이나 기제사때 되어젔던 일들을 설명하였다.


"제사는 닭이 울기전에 지내야 한다고 해서 제삿날 새벽이 되면 겨울 눈 내린 추운날 할아버지 집의 대문을 두들기며 제사 시간이 돼와요 일어 나세요 하기를 얼마나 했습니까. 그래서 와 가지고 절이나 하고 음식을 먹으니 조상 귀신이 와서 보고 정성  없는 모습을 보고 음식을 들겠습니까? 

더구나 추석과 설날이면 제사후에는 싸움을 안 한때가 있습니까? 누구는 금년 제사 음식이 시원치 않다. 그럴 바에는 경작하는 땅을 내어 노아라 하거니 안된다하거니 술 김에 싸음을 안한 때가 있습니까? 그래서 추도식으 로 제사를 할려는 것입니다" 했더니 내 말을 듣던 종조부께서 갑작이 긴 담배대를 공중으로 높이 처 들더니 청천 벽력 같은 소리를 지르면서 이런 놈은 죽여야 한다고 내가 앉은 마루를 내리 친다.


담배 꼬발이가 마루장에 자욱을 내었다. 말로는 당하지 못하니까 화가 머리까지 치민것이다. 너는 오늘부터 성을 갈어라 정가가 아니다, 이 집은 조상이 물려 준 것이니 내어 놓고 나가라, 논도 받도 다 내어 놔라 하면서 소란이 벌어지게 되었다.


마당에 서 있던 제군들이 동조를 한다.당숙들 중에서 큰 당숙이 마당 가에 베어다 둔  밤나무 몽둥이를 가저 오더니 두 눈을 부릅뜨고 나를 처다 보면서 패 죽일것 처럼 날뛰더니  추녀 밑에 있든 베개만한 돌을 내리치면서 이 새끼 내려와 소리를 친다.


장 조카를 죽인다고 날 뛰는 것이었다. 몽둥이에 맞은 돌이 깨저 버렷다.
맞았다면 나는 즉사 했을것이다.


내가 눈을 들어 집을 뺑 둘러친 돌담 울타리를 바라보니 동리 분들이 구경을 와서  마치  호박넝쿨에 호박 달리듯 쌔까만 머리들이 옹기 종기 보인다.


할아버지께서 제사 지낼 집은 남아 있고 시간이 없으니 안되겠다 다른 집으로 가서 제사 지내자 하고 일어 나서 나가신다.


그후 삼년간을 종조부는 우리집을 아니오셨다. 그러나 후손중에 목사,안수 집사,권사가 되어 유교집안에서 기독교 집안으로 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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