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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인권단체 ‘나우’ 지성호 대표가 지난 17일 탈북자 최초로 미국 백악관 크리스마스 연회에 초대받아 크리스마스트리 옆에 서 있다. <나우 제공>



탈북자 최초로 미국 백악관 크리스마스 연회에 참석한 청년이 있다.


지난 17일 열린 연회에서 500여명의 미국 고위 관료, 재계 인사와 만난 그는 북한에서의 삶과 인권실태를 증언했다.


25일 국민일보와 전화로 인터뷰한 지성호(36)씨는 그날의 감격을 잊지 못한 듯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장식들, 군악대의 아름다운 선율 속에서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누리지 못할 북한의 이웃이 생각났습니다.”


지씨는 생애 가장 감격스러운 경험을 하면서도 마음이 착잡했다고 한다.


그럴수록 눈을 크게 뜨고 자기 앞에 펼쳐진 장면들을 마음속에 담았다.


수많은 탈북자와 북녘 형제들에게 백악관의 화려한 모습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연회에서 지씨는 “다음에는 다른 탈북자 누군가가 이 자리에 초대돼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무슨 의미였는지, 우리에게 무엇을 주기 위해 오셨는지 알지 못할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지씨는 지난달 20일 백악관으로부터 연회에 와 달라는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올 1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위해 초대받은 후 두 번째였다.


지씨는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찍은 나의 사진도 지난번에 우편으로 보내왔다”고 전했다.


연회에서 지씨는 수많은 정·재계 인사를 만났다.


음식과 바꿀 석탄을 훔치다 기차에서 떨어져 왼쪽 다리와 손을 잃었던 10대의 자신, 2006년 두만강을 헤엄쳐 건넌 20대의 삶을 증언했다.


목숨을 걸고 북한의 지하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선교사들, 복음을 전하다 북한에 억류된 대한민국 국민 6명의 이야기도 전했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빌 2:3) 지씨가 첫째로 여기는 성경 말씀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와중에도 지씨는 자신이 아닌 이웃을 생각했다.


2010년 종잣돈 20만원으로 북한인권단체인 ‘나우’(Now, Action, Unity, Human Rights·지금 인권을 위해 행동·연대하자)를 만들어 400여명의 탈북 여성·아동을 구출하기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은 동역자와 함께하라는 하나님 말씀을 가슴에 품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음은 항상 우리와 함께하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죽어가는 영혼 하나하나에 귀 기울일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통일의 선물을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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