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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복음방송 사장 이취임식에서 송정명 목사(가운데)가 이전 사장인 박신욱 목사(왼쪽에서 세 번째) 등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두번째는 방송본부장을 맞은 노형건 선교사.

“성도가 주인… 상업광고 안해 / 목회자의 제1 덕목은 인격”

“지난 24년간 다툰 일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400여 성도의 이름을 한 사람 한 사람 기억하고, 불러서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상함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송정명 목사가 지난해 담임목사 자리에서 은퇴하면서 소박한 책 한 권을 펴냈다. 

그가 섬기던 미주평안교회의 유백열 장로가 그 책머리에 밝힌 추억의 일부다. 

송 목사를 기억할 때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자상한 사랑과 정직한 언행이다. 

책 제목인 ‘우리 함께 걸어 행복한 그 길’에서도 그의 품성이 배어 나온다.
하지만 온유한 품성 안에는 따라 잡기 힘든 강단이 숨어 있다. 

대형교회이던 동양선교교회 담임목사로 결정됐지만 끝내 고사하고 미주평안교회 성도 곁을 떠나지 않은 일은 지금도 교훈으로 회자된다.

은퇴 이후 월드미션대학교 총장으로 일하던 송 목사가 지난 19일 미주복음방송 사장에 취임했다. 
신학교 총장과 방송사 사장을 겸직하게 됐다. 

고희를 넘긴 나이에 일복이 터진 셈이다. 

취임식을 마치고 총장실에서 마주한 송 목사의 얼굴에는 예의 따뜻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부담이 크죠. 미주복음방송도 아주 중요한 사역기관인데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그러다 월드미션대 이사분들이 ‘복음을 전하는 일이니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격려하셔서 용기를 냈습니다. 
다행히 두 곳이 걸어 다닐 만큼 가까워서 부지런히 오갈 수 있어 좋아요.”

복음방송은 그에게 익숙한 장소다. 

지난 10년 동안 중보기도를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속사정이나 경영상태 등에도 훤하다. 

복음방송은 빌려 쓰던 라디오 주파수를 3년 전 구입했다. 
덕분에 12시간으로 제한됐던 방송이 하루 종일로 늘어났다. 

하지만 재정적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방송본부장은 노형건 선교사가 맡고, 비즈니스 컨설팅 전문가인 데이빗 문씨가 운영본부장을 담당해 꾸려갈 계획입니다. 상업광고를 중단한 후 수입이 많이 줄었어요. 그래도 원칙을 고수하려고 합니다. 복음방송의 주인은 남가주 성도에요. 그분들의 헌금으로 여기까지 온 겁니다. 신뢰를 지키는 게 아주 중요해요.”

방송사 사장이지만 보수는 없다. 

월드미션 대학교나 복음방송이나 모두 월급을 받지 않고 일한다.
 
한 달에 1,000달러 정도의 활동비만 지원받는다.
송 목사는 목회자에게는 인격이 가장 중요한 바탕이라고 강조했다. 

목사가 되기 이전에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인 J.P. 모건에게 존경받는 설교자인 무디 목사가 ‘어떤 담보를 가장 비싸게 치냐’고 물었답니다. 모건이 이렇게 대답했데요. ‘바로 인격입니다’ 인격이 흔들리면 아무리 목회 기술을 부려도 소용없습니다”

송 목사는 신학교의 책임이 크다는 말도 덧붙였다.

목회자를 쉽게 양산하는 일부 신학교의 문제가 크다는 것이다. 

또 바람직한 신학생 교육을 위해 신학교 총장 협의회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사는 많이 울어야 합니다. 기도해야 된다는 말이죠. 목회는 머리가 아니라 무릎으로 하는 거죠. 무릎을 꿇고 눈물로 기도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좋은 신학교 나오는 게 동메달이고 설교 잘하는 게 은메달이면, 교회의 크기와 관계없이 변치 않는 목사의 신실성은 금메달 감입니다” 

<한국일보, 크리스찬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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