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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쾌 장로


2015년을 사흘 앞두고, 희망찬 새해를 기대하고 있던 우리들에게 지난 주일(28일)에 안타까운 소식이 날라들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싱가폴로 향하던 에어 아시아 여객기가 실종됐다는 급보가 실시간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마침 주일예배를 마치고 이곳저곳에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담소를 나누던 교우들 입에서 탄성이 터져나오고 있었습니다.

162명의 승객들의 생사는 어느 누가 묻지 않아도 어찌 됐을거라는 짐작이 가능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필자가 기억나는 것만해도 2014년 하늘위의 참사가 벌써 3번째나 되고 있고 그때마다 생존자는 한명도 없었습니다.

3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를 떠나 베이징으로 가던 항공기가 실종돼 지금까지도 실종기의 행방을 찾지 못해 239명의 생존이 오리무중입니다.

그뿐입니까? 7월에는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러시아제로 추정되는 미사일에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격추돼 298명의 승객 전원이 사망했지요.

이번까지 말레이시아 국적 항공사의 항공기 실종이나 추락 사고는 2014년 한해만 해도 3번째이고 희생된 숫자는 따져보니 699명이나 됩니다.

이번 사고에 한국의 젊은 선교사 가족이 포함돼있어 더없이 큰 충격과 함께 안타까움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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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사고가 있을때마다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악성댓글들 입니다.

젊은 선교사 부부와 11개월짜리 어린아기의 무사 생환을 기도하는 글 뒤에는 이런 댓글들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개독(기독교를 개독교라 비하한 말)은 죽으면 천당간다"...축하할 일 아닌가"라는 조롱섞인 글들이 붙어있었습니다.

또 선교사의 선교활동에 대해서는 "예수병 백신이 필요하다"라는 그야말로 아주 악성 댓글이 붙어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SNS 상의 악성 댓글들은 슬픔을 당한 가족이나 친지들은 물론 많은 사람들을 절망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런지요?

예수를 믿는 한 사람으로서 이런 종류의 댓글을 읽을때마다 참으로 참담한 기분입니다.

어찌하여 크리스찬들이 비판아닌 비판을 넘어 철저하게 짓밟히고 이리도 무시와 조롱을 당해야 하는가?

나의 일이 아니고 나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으니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소위 세상에서 말하는 "장땡"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편 어느면으로 보면 한국사회가 기독교인들에게 바랐던 만큼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비아냥과 조롱조의 비판을 받는것은 아닐까? 별의별 생각이 다듭니다.

세계 170여개국 중 미국 다음으로 많은 해외선교사들을 파송해 세계선교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
한때 1천만명을 육박했던 기독교인.

밤에는 붉은 십자가들이 명멸하는 서울거리와 골목들.

복음주의 기독교의 중심지로 두드러졌던 한국이었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한기총, 한교연의 분리, 교단의 지리한 싸움, 대형교회들의 비리 등등이 불거져 나올때마다 세계최고로 발달한 SNS를 타고 네티즌들 사이에 퍼져나가는 의혹과 추측들.

그래도 "예수 믿는 사람은 다를줄 알았는데"하는 사회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기때문에 더욱 충격적인 악성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라고 어느 사회학자가 평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도 그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하나님 말씀에 따라 살아가려 노력하는 우리 크리스찬들은 사회가 아무리 피폐하여져도 우리의 삶은 달라야 합니다.

그런데 다르기는 커녕 아예 눈을 감고 못본채, 귀를 막고 못들은채, 입을 열지 않는다면 교회의 존재, 크리스찬의 존재가 의심스럽다 할 것입니다.

성경은 이론만이 아닌 움직이는 행동강령이 아니던가요?

"아무리 세상이 그래도 예수 믿는 사람들은 다르더라"라는 세상의 기대감속에 크리스찬들의 삶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쪽으로 기울어 갈 때 우리는 어떤 SNS의 댓글도 두려워하지 않고 안타까워 하지도 않게 될 것임을 굳게 믿습니다.

새해에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모두에게 더욱 충만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본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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