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도박체험.JPG


“사람들이 어떻게 도박에 빠지는지 한번 체험해보자는 겁니다. 도박 피해자들과 심도 있는 상담을 위해서 필요하고요.”(방은근 고한남부교회 목사)


“마약 담배 도둑질도 체험으로 시작된 경우가 많은데….”(네티즌 akrtm)

성직자들의 도박 체험이 적절한 걸까 ?


도박중독 피해자를 돕겠다는 명목이라 해도 지나친 처사는 아닐까 ?


카지노 시설이 있는 강원도 강원랜드 일대에서 십수 년째 도박중독 예방·치유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도박을걱정하는성직자들의모임’(도성모)이 오는 15~16일 ‘도박체험수련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도성모 대표인 방 목사는 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도박 중독자 치유 활동을 하는 교회 목회자나 천주교 신부들이 상담과정에서 가장 답답해하는 일이 도박 피해자들과 말이 잘 안 통하는 부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내실 있는 상담·코칭을 위해 처음 시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도박체험 취지를 설명했다.


1박2일로 이어지는 행사는 강원도 삼척 도계의 흥전감리교회에서 진행된다. 


강원도 태백·정선·도계 지역의 목사 부부와 천주교 신부 등 20명 가까이 참석할 예정이며, 강원관광대학교 카지노관광과 전직 교수가 강사로 나선다.


체험행사에서는 도박중독 피해자의 치유를 위한 기도회와 이번 체험의 취지 설명 등을 갖는다.

 이어 ‘바카라’ ‘블랙잭’ ‘룰렛’ ‘딜러’ 같은 도박 용어와 게임 방식 등에 대해서도 설명을 듣고, 직접 카드를 이용해 게임을 하는 시간도 갖는다. 


상담자로 활동하는 목회자들 대부분이 도박 용어나 게임방식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는 점이 감안된 것이라고 한다.


방 목사는 “도박피해자 상담 중에 ‘아는 것도 없으면서 무슨 상담을 하느냐’는 내담자들의 조롱을 받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중독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증진하는 차원에서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는 게 15년 넘는 사역에서 얻은 교훈”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결코 곱지는 않다.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살전 5:22)는 성경 말씀을 근거로 “우리가 나서서 죄를 짓는 일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취지와 달리 부작용을 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소식을 다룬 관련 기사의 댓글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행사 취지를 이해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반대하거나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나쁜 짓을 꼭 경험해야만 알 수 있느냐”


 “이런 체험이 자칫 부작용을 가져오는 건 아니냐”


심지어 “그럼 불륜이나 매춘 같은 것도 용인되는 것이냐” 같은 쓴소리가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반응은 지난달 초 도박체험 프로그램 제안이 나왔을 때 회원들 사이에서도 제기됐다고 한다. 

하지만 도성모 회원들 사이에선 급증하는 도박 중독자들을 위해 효과적인 사역을 해보자는 공감대가 더 컸다고 방 목사는 전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카지노업 매출액과 강원랜드 입장객은 각각 2조 8037억원, 313만 명으로 역대 최고·최대를 기록했다. 


도박중독 상담 건수 역시 같은 해 3만6980명으로 전년도(2만3092명)에 비해 60%나 증가하면서 역대 최다였다.


베이지역교계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