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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트럼프 미국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격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정부의 파고로 한반도 정세 또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미국의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나타날 현상과 위험요인을 진단하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글로벌 안보 지형과 세계 무역 질서에 대격변이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표방하고 있는 미국 우선주의는 국가 안보와 동맹 방어, 무역협정 등 모든 측면에서 미국의 이익을 가장 우선에 두겠다는 '신고립주의' 노선이다. 


트럼프 정부는 국제사회에 대한 관심과 민주주의와 인권 등 가치 확산에 힘쓰는 대신 오직 미국의 법과 질서 수호, 미국인의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국제 질서 재편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친 러시아 성향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또 중국과 대만의 관계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철회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등 대외 관계 재조정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대외 정책은 여전히 모호하고 구체적이지 못하다.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책 역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 

트럼프 시대 개막을 앞두고 가장 확실한 것은 '불확실성' 뿐이라는 지적이다.



◇ 무조건 "미국 우선"

"미국산 구매, 미국인 고용"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밑거름 가운데 하나는 '보호무역'이다. 


오하이오와 펜실베니아, 미시간 등 중서부 일대 이른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유권자들은 보호무역으로 일자리를 되찾아오겠다는 트럼프에 열광했고 결국 승부를 결정지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후 100일 동안 우선 추진할 과제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를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또는 탈퇴는 200일 계획으로 마련했다. 


노골적인 보호무역 기조 속에 '일자리 킬러'라는 딱지가 붙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도 재협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 정권인수위는 "세계화 세력들과 절연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수십 년의 유화적 무역정책을 뒤집고 새로운 무역협정들은 미국 노동자와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 하는 쪽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일자리가 노동력이 싼 멕시코 등으로 빠져나가는 것에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를 구호로 내세우며 기업들을 압박해 에어콘 제조업체 캐리어와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 등의 공장 해외 이전을 무산시켰다. 

중국에 대해서는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해 응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전례없는 통상 마찰이 예상된다.



◇ 오바마 지우기…

이민 정책도 미국인 우선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는 국내 현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는 "미국인들이 언제나 최우선"이라며 1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 추방과 멕시코 국경지대 장벽 건설, 무슬림 입국 금지 등을 공약했고 조만간 밀어부칠 태세다.


트럼프 당선인은 무엇보다 '오바마 지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업적인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가 곧 없어질 것"이라며 즉각 폐지 방침을 밝혔다.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도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 마련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지난 2월 사망한 보수파 앤서니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을 통해 확실한 보수 성향의 인사를 발탁할 예정이다. 


이밖에 총기 규제와 환경, 사회보장, 노동, 금융 등 전분야에 걸쳐 거센 변화가 예상된다.



◇ 트럼프의 국정철학 

"대통령은 협상가"


정치 경력이 없어 아웃사이더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사실 트럼프 당선자는 1987년부터 줄곧 미국 대선 출마를 공언해왔다. 


당시에는 장난스럽게 받아들여지기도 했지만, 2011년에는 ‘불구가 된 미국: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법(Crippled America)’이나 ‘강경하게 대응할 때(Time to Get Tough)’ 등의 저서를 통해 자신의 국정 철학을 밝히는 진지함도 보였다. 


트럼프의 저서나 그의 연설 등을 종합해보면 그는 '협상가'로서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한다.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 최대한의 이득을 얻어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자신의 책에서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큰 거래가 성사되도록 만드는 유능한 협상가일 뿐이며, 국가를 대표해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거래를 성사시켜야할 최고위 협상가"라고 썼다. 


이는 트럼프가 부동산 업계에서 쌓은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각종 부동산 개발사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았으며 이 과정에서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각종 장애물을 헤쳐 나가기 위한 '거래의 기술'을 터득했다. 


실제로 그가 쓴 책 '거래의 기술'은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가 제시하는 협상의 기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강경하게 나가라'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비난이나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체면을 던져놓고 싸움의 한가운데로 나서는 트럼프 당선자의 모습은 지난 11일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 CNN의 기자에게는 질문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고, 해당 기자와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볼썽사나운 모습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는 오히려 트위터에서 "가짜뉴스로 인해 신뢰도가 떨어져 CNN의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또 협상의 기본은 '상대방이 먼저 내용을 제시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절대로 먼저 자신의 패를 내놓지 않는다.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해 불안하게 만들고 결국 그쪽에서 먼저 패를 보여주도록 유도한다.



◇"터프하고 뻔뻔해져라" 트럼프식 협상술


트럼프는 과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증명서를 공개하라며 그의 출생의 비밀(?)을 파고들었다. 


2011년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에서 오바마는 결국 자신의 출생증명서를 공개했고, 그날 함께 초대된 트럼프에게 조롱섞인 농담으로 반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날 만찬이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자신이 공격해왔던 오바마의 출생증명서가 결국 공개됐고. 대통령의 농담으로 그날 저녁 자기가 가장 각광받았다고 회고했다. 


목표가 달성됐고 그것이 비난일지언정 자신에게 관심의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는 나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의 사고방식을 잘 보여주는 일화다. 


뻔뻔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무례하기까지한 협상 전략으로 그는 막대한 부를 쌓았다고 자랑한다. 포브스가 트럼프 당선자의 총 재산이 45억달러(5조3천억원)라고 발표하자, 스스로 자기 재산은 87억달러(10조원)라고 항변할 정도다. 


그러면서 자신의 협상력을 활용해 미국과 미국인의 재산 또한 그렇게 불려주겠다고 공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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