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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준씨가 생전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일 별세

한 이씨는 지난해 말 암에 걸린 뒤 페이스북에 신앙인으로서의 감사와 기도

를 통해 병마와 싸운 기록을 남겼다. 이용준씨 페이스북



크리스천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가 쏟아지는 세태에 큰 울림 돼


‘담도암 4기입니다. 암은 폐와 뼈까지 전이됐습니다.’ 


기침이 심해 폐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러 갔던 병원에서 전해들은 진단 결과는 잔인했습니다. 

지난해 말 이용준씨에게 병마는 그렇게 찾아왔습니다. 


아내와 어린 두 자녀를 둔 38세의 가장으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을 것입니다.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며 하나님을 원망하진 않았을까요. 


그는 하나님을 위해 일하겠다며 신학교(장로회신학대 신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기독교 포털 갓피플에서 기독교 음반 담당자로 10년 넘게 헌신한 사람이었습니다. 


암 진단을 받은 직후인 지난해 11월 4일부터 그는 페이스북(facebook.com/azazkoz?fref=ts)에 투병일기를 적어나갔습니다. 


원망이나 억울함을 토로하는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삶을 회개하고, 신앙인으로서 감사와 기도를 통해 병마와 싸운 과정을 남겼습니다. 


‘담도암 12일째, 이 시기를 주님이 주신 새 삶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의 필요만을 주님께 구하여 연명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만 바라볼 시간이 아직 있으므로 언젠가 죽는다 해도 축복입니다.’ 


각각 지난해 11월 16일과 18일 올린 글입니다. 


그가 항상 의연했던 것은 아닙니다. 암 발병 사실을 알리며 어머니 품에서 어린아이처럼 울었다고 기록했습니다. 


계속되는 통증에 두려워하며 ‘주여 속히 나에게 오소서. 내가 낫기를 간절히 원하나이다’라고 간구했던 흔적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병세가 악화되는 과정에서도 감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 6월 29일에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드리는 감사의 기도’란 제목으로 ‘주님, 예정된 치료를 마치고 오늘도 자리에 앉았습니다. 모든 것이 소망과 희망을 주는 것이라 믿고 또 믿습니다’라고 남겼습니다. 


지난달 6일에는 ‘물 한 모금이 너무나 감사한 시간입니다. 입술이 간신히 마르지 않을 정도로 흐르는 물이 주님이 주신 생명수 같습니다. 오직 기도와 예수의 보혈로 내 몸을 덮습니다’, 19일에는 ‘교만에 선봉에 서지 않고, 찬양의 제사장이 되어 이 영적 전쟁으로 나아갑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그의 투병일기를 본 찬양사역자 송정미씨 등 많은 크리스천들이 쾌유를 빌며 격려했습니다.


예수전도단 출신의 고재필 전도사는 ‘이용준 형제를 통해 삶에 닥쳐온 고난 중에도 그리스도인의 소망은 하나님이신 것을 배운다. 끝까지 기도하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습니다. 


용준씨는 지난 20일 죽음을 맞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동시에 신앙인으로서의 각오를 밝혔습니다. 


한 지인은 “투병 중에도 남긴 기도와 묵상, 고통 중에도 끝까지 주님을 신뢰하며 믿음의 고백을 (했음을) 기억하며 저 역시도 그렇게 살아가길 소망한다”고 다짐했습니다. 


용준씨가 병마와 싸우며 신앙인으로서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한 과정은 크리스천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가 쏟아지는 세태에 큰 울림이 됐습니다. 


‘주가 나를 돌보사 내게 복을 주셨네…그의 이름 거룩하며 그의 긍휼 영원하네.’ 용준씨의 아내인 찬양사역자 김명선씨가 지난 4월 발표한 찬양 ‘주가 나를 돌보사’의 가사 중 일부입니다. 


하나님의 위로가 용준씨의 가정에 함께하길 기도합니다.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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