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1.JPG


제6일 (9월 17일 화요일) 

시라우키에서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까지 25Km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일 일상이 된 찬양 듣기, 말씀 듣고, 읽기를 끝냈다. 6시 정각에 아내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아직 모든 분들이 곤하게 잠을 자고 있어서 후레쉬를 비추며 조심스럽게 배낭을 밖으로 가지고 나왔다. 

7시 정각 제일 먼저 시라우키를 출발했다. 아직 어둡다. 새벽에 걷는 길은 항상 고요하고 묵상하기 좋다. 

풀벌레, 여치 소리도 들을 수 있다.

1시간 20분 정도 걸어 로르카에 도착했다. 

마침 Bar/cafe가 문을 열고 있었다.

착해 보이는 젊은 남자 주인에게 커피 한잔과 우유 한잔을 시켰다. 

어제 사둔 빵과 요구루트와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 이 곳에서도 아침의 한잔 커피는 감각을 새롭게 한다. 

계속 순례자들이 Bar/cafe로 들어온다.  

모두 다 다른 목적을 갖고 오늘도 걷는다. 

8.5 Km 정도를 더 걸으니 조금 크고 활기 찬 도시인 에스테야가 나타났다. 

에스테야는 볼거리가 많은 곳이지만 지체할 수 없었다. 

아침 부터 약간 흐리더니 부슬 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판초를 꺼내 입었다. 

내가 판초입은 모습을 보고 아내는 웃음을 터트렸다. 

아내의 판초입은 모습도 우스웠다. 

하나님께서 별 경험을 다 하게 해주신다. 

Speedy라는 수퍼마켓에서 점심거리로 빵과 살라미, 포도, 바나나, 토마토를 샀다. 

과일은 우리가 직접 무게를 재서 가격표를 부친다음에 계산대로 가져가야하는데 잘 몰라 줄에 서 있으니 직원이 와서 도와주었다. 

차림새를 보고 순례자인줄 아는 것 같았다. 

점심거리를 들고  1시간 정도를 더 걸어 이라체 수도원 앞 공원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했다. 

이곳도 슈퍼에서 직접사서 요리해 먹으면 가격이 괜찮고 레스토랑은 기본이 $15 정도이다.

아침 일찍 출발한 덕분에 오늘의 목적지인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까지는 오후 2시 30 분에 도착했다. 

중간 중간 블렉베리도 따먹으면서 열심히 걸었다. 

옛날 순례자들도 이렇게 걸었으리라 생각하며 동참케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알베르게에는 몇분들이 벌써 들어와 계셨다. 

천천히 걸으면 좋으련만 알베르게 전쟁(?) 때문에 잦은 휴식없이 걸어야 한다. 

특별히 오늘은 마을에 45개 정도의 침대 자리 밖에 없어서 더 열심히 걸었다. 

아니면 약 12km정도를 더 걸어야한다. 

알베르게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려면 오후 3시 전에는 꼭 도착해야 할 것 같다. 

오늘도 25 Km를 잘 걷게하신 우리 주님께 감사드린다.






산티아고2.JPG


제7일 (9월 18일 수요일)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에서 토레스 델 리오까지 22Km


오늘도 22Km 정도를 걸어 토레스 델 리오에 오후 2시 20분 도착했다. 요즘은 아내가 일정을 짠다. 

너무 무리해서 멀리 가지 않도록. 아무래도 다리가 약한 아내를 위해 좋은 일이며, 앞으로 계속 페이스를 유지하는데도 좋을 것 같다.

알베르게 카사 마리에 짐을 풀었다. 

7유로를 받는다. 좀 오래 된 곳이지만 주방과 테라스까지 갖출 것을 다 갖추었다. 

오후에 빨래하고 휴식을 취했다.

저녁 7시에 레스토랑에서 다른 순례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지구촌 여러 곳에서 온 순례자들이 여러 테이블에 삼삼오오 앉아서 서로 인사하고 대화하면서 함께 식사하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오늘 우리 테이블은 캐나다에서 온 리자(50대 중반)를 비롯해서 스페인,프랑스, 뉴욕 등지에서 온 8명이 함께 앉아 먹었다. 

이야기의 소재는 다양하다.

자기 나라, 장성한 자녀들, 하고 있는 일, 왜 걷고 있는가? 등등.

중세 시대 산티아고로 가는 순례자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수만명의 순례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위험하고 불편한 길을 걸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경책, 햇빛을 피하기 위한 챙 넓은 모자, 지팡이를 지니고 있었다. 

조가비concha(조개 껍질) 표시는 오직 산티아고로 향하는 순례자의 표식이다. 

그들도 낯선 사람과 함께 걷고 함께 자고 먹으면서 친구가 되고 신앙을 비롯한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서 빨리목적지인 산티아고에 도착하기를 소원하며 걸었을 것이다.

이 곳의 마을 들은 거의 중세의 외관을 간직하고 있다. 

내부는 리모델링해서 현대식이다. 

마을 마다 알베르게가 있는데 지친 순례자가 찾기 쉽게 카미노(길) 상에 있다. 

알베르게는 순례자 여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개방된다. 

우리도 첫 시작점인 생장 피드포르에서 순례자 여권을 받았다. 

알베르게를 찾으면 순례자 여권을 내 보이고 도장을 받는다. 

이 도장은 길을 걸었다는 증명인 셈이다. 

대개 1인당 8유로에서 15유로까지 다양한 요금을 받는다. 넓은 방에 2 층 침대 여러개가 가지런히 놓여져 있다.


<계속>





순례자와 여행자


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길

을 걷는

여행자들이며 순례자들이다

둘다 가보지 않은 먼길을 걷

는 사람이다

여행자는 영적인 목적을 가

지고 있지 않다

순례자는 본향을 소망하며 하

나님을 향해 걷고 있다.


둘다 익숙하고 안전한 곳과 

결별하고

미지의 세계와 조우한다

여행자는 경계심을 갖고 걷지만

순례자는 믿음으로 걷는다.


산티아고 길에도 경탄할 만

한 마을과 

오랜 세월 견뎌온 장중한 건

물을 마주치게 된다

여행자는 외부 풍경에 마음

을 두지만

순례자는 내면 세계에 대한 

자각에 촛점을 맞춘다

순례자는 원대한 목적을 가

지고 걷는 사람이다.


아브라함은 익숙한 고향 갈

대아 우르를 떠나

미지의 땅인 가나안을 향하

여 이천 Km 먼길을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오직 하

나님을 향하여

믿음의 발걸음을 옮긴 최초

의 순례자였다.


산티아고 길을 걷는 사람들 

가운데는 

여행자도 있고 순례자도 있

을 것이다

나는 오늘 어떤 영감과 감수

성으로

내 영혼에 자극을 받고 변화

를 위해 걷고 있는가




베이지역교계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