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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자 권사


관객들을 찾아가는 김혜자 권사


"잘 있어요. 여보~" 

"안돼! 떠날 수 없어!"


서울 삼선동의 한 연습실. 

암에 걸려 죽음과 마주하게 된 주인공 '소정'(김혜자 분)이 남편(송용태 분)에게 짐이 되기 싫어 요양원으로 떠나기로 결심하는 장면을 두 연기자는 덤덤하면서도 애절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연극 '길 떠나기 좋은 날'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죽음이란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죽음은 그렇게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 연극은 십자가와 교회 등 기독교 이야기가 전면에 등장하진 않지만 기독교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바로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 


김혜자 권사는 주인공 '소정'을 통해 그 메시지를 전한다.


"죽음은 물론 두렵죠. 인간이 피해갈 수 없으니까요. 두려워하지 않을 때는 무엇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그럴거예요. 저는 하나님을 믿으니까 여기서 사는 것이 끝이 아니란 것은 알아요. 연극 '길 떠나기 좋은 날'의 주인공 '소정'은 남편에게 '여기는 잠깐 머무는 세상이었고, 이만하면 잘 살았다'라고 계속 이야기해주고 끝없이 격려해주는 역할이예요."


김혜자 권사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연극 '길 떠나기 좋은 날' 역시 그 기준에 부합하기에 선택했다.


'친선대사', '홍보대사'란 단어도 생소하던 시절부터 월드비전 친선대사를 맡아 나눔 문화를 이끈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신앙의 힘'이 바탕이 됐다. 



김혜자 권사, 신앙 고백은 언제나 당당하게


김 권사는 그 '신앙'에 대해 언제 어디에서든 당당하게 고백한다.

"성경에도 있잖아요. 네가 나를 모른척하면 나도 널 모른다고 하겠다고 예수님께서 말씀 하셨잖아요. 우리는 '난 어떤 사람을 존경해'라는 말은 잘 하면서 '하나님을 좋아한다'는 말은 왜 꺼려할까요? 저는 하나님이 없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어요"

김혜자 권사는 특히, 영화와 연극처럼 잘 만들어진 문화를 통해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영화 패션오브크라이스트를 보고 감동 받았어요. 우리도 유명 감독이 신앙과 관련된 영화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중요한 것은 공감을 얻도록 만들어야하는데 아직은 그런 작품이 없는 것 같아 아쉬워요. 예전에 봉준호 감독에게 '하나님 이야기를 만들면 좋겠다'고 당부한 적이 있어요. 

저는 그런 똑똑한 감독이 신앙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든다면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해 더 잘 알게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말할 때, '복 주시는 분'이란 이야기를 자주하잖아요. 그런데, 그 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아야해요. '고난을 이길 힘'을 주시는 것, 그것이 하나님이 주시는 복이라고 생각해요"



김혜자 권사, 임동진 목사 딸 임예원과 모녀 찰떡호흡


한편, 이번 연극에서 김혜자 권사와 그의 딸 '고은' 역할을 맡은 임예원씨는 '찰떡 모녀 호흡'을 선보인다. 


임예원씨의 부친은 목회자이자 연기자인 임동진 목사로, 김혜자 권사와는 어린 시절부터 잘 알고 지냈던 사이 이기도 하다.

"김혜자 선생님은 저희 부모님과 친분이 있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선생님 눈을 바라보고 연기를 할 때는 그냥 눈물이 납니다. 

정말로 엄마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 같이 편안합니다."


임예원씨의 입장에서 대선배인 임동진 목사는 부담스럽지 않을까?


"아버지가 연기자이고 목사님인 것 모두 부담스럽습니다. 제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창피하죠. 연기 연습을 하실 때는 연세가 있으신데도 불구하고 청년들보다 더 에너지가 넘치시거든요. 지금도 배역이 들어오면 아버지는 하루종일 대본을 보시느라 방에서 나오시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책할 때도 있죠. 좋은 배우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구나..."


자신의 삶을 조용히 돌아보게 만드는 연극 '길 떠나기 좋은 날'은 다음달 4일부터 12월 20일까지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무대에 오른다.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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