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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18일째인 3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 휴일을 맞아 안타까움을 함께하려는 시민들이 실종자들의 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았지만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는 고통스러운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함께 하고 싶어도 함께 할 수 없는 잔인한 현실이 유가족들에게는 지워지지 않을 가슴의 상처로 남았기때문이다.

하지만 시신이라도 찾기만을 바라며 보름이 넘게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는 표현도 모자랄만큼 고통스럽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전용재 목사)가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나누기위해 지난 2일부터 진도 팽목항에 기도의 집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기도의 집은 감리교 재해대책본부와 호남선교연회 전남서지방이 협력해 제작한 것으로 조립과 해체, 이동설치가 가능하며 매일 24시간 운영된다. 하루 평균 기도의 집을 찾는 실종자 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은 70여 명에 이른다.

기도실 설치가 다소 늦었던 이유는 타종교인에 대한 배려때문이었다.

그동안 실종자 가족 대기소가 마련된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서는 매일 저녁 5시와 8시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위로 기도회가 열렸지만, 종교 편향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때문에 별도의 기도실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 A씨는 "불교 막사에서는 하루 종일 염불과 예불을 하고 있고, 천주교 막사에서는 수시로 하는 미사가 있는데...우리 개신교는 저녁 8시 기도회 한 번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기도하고 싶을 때 기도할 장소가 없다는 게 더 서글프고 힘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기도실을 관리하고 있는 진도감리교회 김두현 목사는 "실종자 가족들이 기도하고 싶어도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더 힘든 시간들을 보냈었다"며, "교인들이 이곳 기도의 집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함께기도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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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진도 팽목항에 마련된 기도의 집. 지난 2일부터 운영되는 기도의 집에는 하루 70여 명의 실종자 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애타는 기도를 드리고 있다.


김 목사는 이어 "세월호 참사 직후 넘쳐나던 자원봉사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줄어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다"며,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위문 물품을 나르고, 청소와 쓰레기 분리작업을 할 봉사자들이 곳곳에서 필요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가정의 달 5월, 세월호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보내는 우리의 이웃들을 위해 다시 한번 진도로 사랑의 발걸음을 옮겨 보는 것은 어떨까.<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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