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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배 목사
<임마누엘 장로교회 담임목사>



2020년4월12일 이번 부활주일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부활주일이 될 것 같습니다.


부활절 행사는커녕, 함께 모여 예배도 드리지 못하는 부활주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어두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폭증하다 못해 홍수처럼 전세계에 범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확진자가 1백4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가 8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문제는 이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를 하나님 한분 외에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세계 경제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만도 이미 1천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하였고, 지난 3월 넷째 주 한 주간에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664만 건으로 미국 역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불안과 공포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이 침울하고 어두운 시간에 하나님의 자녀로서 또한 신자로서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이번 부활주일을 맞이해야 할까요?


코로나-19 사태로 지금 우리는 분명 어두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창조 이래로 인류 역사상 가장 어두웠던 시간은 언제일까요?


바로 지금 이 시간일까요? 


결코 아닐 것입니다.


지난 20 세기만 해도 수천만 명이 죽어간 1차, 2차 세계대전이라는 참혹한 전쟁이 있었고, 5천만 명이 죽은 스페인 독감이 있었으며, 수억의 실업자가 쏟아져 나온 1930년대에 세계 경제 대공황이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도 일제의 36년 압박이 있었고, 6.25 사변이라는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쟁이 있었습니다.


지난 한 세기만도 그러니 인류 역사를 통틀어 보면, 아마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어둠의 시간들을 보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 해도, 창조 후 인류 수천 년의 역사 중 가장 어두웠던 시간은 다른 시간이 아니라, 피조물인 인간들이 주어진 자유와 능력을 죄로 남용하며,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창조주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6 시간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를 조롱하며 비웃었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우리의 죄악을 대신 지고 십자가에 죽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셨습니다.


능욕과 침 뱉음을 당하고 채찍에 맞아 살이 찢기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처절한 고통의 죽음을 우리 대신 죽으셨습니다.


이 시간은 밝은 태양도 결국 빛을 잃는(마27:45) 인류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이 어둠의 시간은 어둠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죄와 사망의 강력한 어둠을 하나님께서 친히 깨뜨리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을 캄캄한 무덤에서 일으켜 부활의 영광의 빛으로 나오게 하셨습니다.
아담의 타락 이후 인간의 역사는 죄와 죽음의 어두운 역사로 점철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놀랍게도 인류의 새 역사, 곧 생명의 역사, 빛의 역사를, 인류 역사의 가장 깊은 어둠의 시간에, 동트게 하셨습니다.


복음서들은 “안식일이 다 지나고 안식 후 첫날이 되려는 새벽에”(마28:1),

“안식 후 첫날 매우 일찍이 해 돋을 때에”(막16:2),
“안식 후 첫날 새벽에”(눅24:1),

“안식 후 첫날 일찍이 아직 어두울 때에”(요20:1), 

곧 여인들이 무덤을 향하여 가고 있던 그 새벽 어둠의 시간에, 하나님의 아들이 밤의 어둠을 물리치고 부활의 새벽을 동트게 하셨음을 한결같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밝은 시간은 언제일까요?


그 시간은 다름 아닌, 세상의 어떤 고난도, 심지어 죽음조차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생명의 찬란한 빛이 우리를 둘러 비추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시간입니다.


이제 밝고 영원한 소망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죄를 대신 지고 십자가에 죽으시고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기 때문입니다.


비록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실직의 염려와 죽음의 공포가 우리를 어둡게 둘러 덮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둠에 매여 살지 맙시다.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빼앗을 갈 수 없는 참 빛이신 부활의 주님이 지금 나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번 부활주일을 맞이하며 부활의 주님을 모시고 영원한 소망과 기쁨 가운데 밝게 살아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 부활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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