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양성과정부터 재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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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목회자들의 비윤리적 행태로 사회적 물의를 빚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한 목사의 엽기 행각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교인들의 어려움을 들어줘야 할 목사가 자신이 몸담았던 교회 여신도를 성폭행한 것도 모자라 온갖 악행으로 여신도의 인권을 짓밟은 사건이었다.
목회자와 관련된 사건이 알려졌을 때, 과거에는 미인가 신학교를 졸업한 일부 성숙하지 못한 사람의 행동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건 당사자가 주요 교단에 속한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자정 능력마저 상실했다는 점이다.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국회의원의 경우 국회 윤리위원회에서 징계가 논의되지만, 예배와 집회에서 더 심한 발언을 하는 목회자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징계하지 못하는 게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국회의원의 경우, 국회 윤리위에 제소가 되고, 제제 사항이 있다”며 “그러나 목사들은 제제를 받지 않는다. 윤리적 문제제기도 없다”고 말했다.
세상을 향해 도덕과 윤리적 기준을 제시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세상에 매몰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되돌아봐야겠다.
그렇다면 과연 목회자들의 비윤리적인 사건이 계속 터져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목사를 양성하는 과정에는 문제가 없을까.
전문가들은 신학대학원에서 목회 기술을 배우기보다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공부와 영성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목사를 양성하는 각 교단 신학대학원의 교육과정 내용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신대원의 교육 과정을 살펴보면 목회실습, 기독교 행정, 전도 훈련 등 소위 목회 기술을 가르치는 과목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학문의 기초가 되고,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역사나 철학 같은 과목들은 그리 많지 않다.
신대원 공부를 통해 신학적으로나 신앙적으로 탄탄한 목사를 만들어내기보다는 목회 기술을 가르치는데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이원규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는 “신학교들이 목회 기술자 양성소가 되어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나타냈다.
성직자가 갖추어야 할 인격과 깊은 영성은 목사 후보생 양성과정에서 충분히 갈고 닦아야 하는데, 지금 현실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또 각 신대원이 너무 많은 목사 후보생을 배출하다보니 공부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교회가 없는 실직 목사가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양적 성장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에 휩쓸려 목사 후보생을 일단 배출하고 보자는 무대책이 관행화돼 있는 것이다.
임헌택 사관(구세군사관학교 교장)은 “요즘 실직 목사가 얼마나 많냐”며 “이런 상황에서 신학교가 1,000명, 10,000명의 목사를 배출해도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목회자의 비윤리적인 사건은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크리스천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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