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 당선인의 삶·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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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 출신에 장애인이기도 한 이재명 성남사장 당선자가 자신의 장애와 부족함도 축복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재명(45·민주당) 경기도 성남시장 당선자는 빈민 출신의 장애인이다.
30여년 전 성남의 한 장갑공장에서 일하다 왼쪽 손목이 골절되는 산재사고를 당했다.
지난 18일 성남시 산성동 수정구보건소(옛 성남시청) 2층 당선자 사무실에서 만난 이씨는 “사람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왼팔은 지금도 심하게 구부러져 있었다. 팔뿐인가.
독한 화학물질을 수없이 들이켜 후각도 잃어버렸다.
지난한 삶의 흔적이다.
그런 그가 공룡 청사 매각 때문에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옵니다.
호화 청사를 팔아 투기하느냐는 소리도 들립니다.
하지만 차익은 시민에게 돌아가니 투기는 아닐 겁니다.
사실 아이디어를 대통령께 얻었으니 굳이 반대할 이유도 없을 겁니다.”
대리석 로비에 시장 전용 엘리베이터를 갖춘 호화청사.
이씨가 당선되기 전부터 말이 많았다.
심지어 대통령도 ‘팔든지 뜯어고치든지 하라’고 했던 청사다. 현재 시가는 7000억∼8000억원. 민간에 팔면 3000여억원의 차익이 예상된다.
어쨌든 호화청사 매각 발표가 화제로 떠오르면서 그의 힘겨웠던 과거까지 뒤늦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농사꾼 가정의 5남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고, 1976년 성남으로 이사왔다.
아버지는 상대원동의 청소부로 일하고 형제들 모두 공장에 취직했다.
산재사고 후 수차례 자살을 기도한 적도 있다.
고입·대입 검정고시로 중앙대 법학과에 입학하고. 사법시험(28회)에 합격했다.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민선 4기 성남시장에 입후보했다가 낙선했다.
이 당선자는 자신에 대해 ‘길 위의 삶’이라고 돌이켰다. 주류사회에 편입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단 한번도 길(노동현장) 위에서 이탈하지 않았다. 투옥, 협박, 고소고발 등 고비도 많았지만 매번 길이 열렸다.
“끊임없는 수신과 기도, 노력으로 어떤 어려운 상황에도 견디고 헤쳐나갈 능력을 기르고, 선택은 신중하되 선택 후에는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겸허하게 기다리면 언제나 운은 따르게 마련이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고 결과는 하늘의 몫이다.”(이재명 블로그 나의 삶/소명 중에서) 이 당선자는 6년 전부터 분당 이매동의 분당우리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소리 소문 없이 주일예배에 나가다가 안내 봉사도 해봤고, 구역모임에도 나가봤다.
어느 날엔 이찬수 담임목사와 대화도 나눴다. “‘저는 교회를 아주 싫어합니다. 폐쇄적이고 배타적이고. 하지만 목사님 말씀 들으러 매주 옵니다’라고 말했더랬죠(웃음).”
부인의 강권에 나가기 시작한 교회. 지금은 가지 말라고 말려도 나가게 됐다.
기자에게까지 “한번 출석해보세요”라고 권했다.
교인들의 헌금을 이웃을 섬기는 데 쓰는 교회 운영이 자신이 펼칠 시정철학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인이라고 소리 내어 말하지 않는다. “정치인이나 관료가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면 갈등이 심화됩니다. 종교적 갈등은 참으로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역사적 경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선 끊임없이 크리스천의 언어가 흘러나왔다. 감사, 소명, 축복…. “장애도, 낙선도, 약간의 부족함도 축복이었습니다.”
겸손해지기에 그 모든 것이 축복이었다는 이 당선자.
그와 환한 웃음으로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진 지 이틀 만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감사하고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노력할게요.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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