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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4일  ‘2017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세미나’를 개최했다.



2015 인구센서스 조사 결과 발표 이후 기독교가 한국사회 1위 종교로 급부상했지만, 불신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실시한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발표에서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1.2%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한국교회가 갈등 해소와 국민통합 역할을 감당해주길 기대했다.



한국교회, 갈등해소와

사회 통합에 집중해 주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은 4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제1연수실에서 ‘2017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조사는 2015 인구센서스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진행돼,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교계 안팎으로 관심이 집중됐다.


2017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는 지앤컴리서치가 지난 1월 20일부터 21일 동안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교회 신뢰도 △신뢰기관 평가 △종교 관련 인식 △한국교회 관련 인식 △한국교회의 과제 등의 항목에 대해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선교 초기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사회 발전에 이바지했던 한국교회는 이번 조사에서 사회통합과 관련해 뼈아픈 평가를 받았다.


'한국교회가 사회문제 해결이나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있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34.9%만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지난 2013년 조사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이 60.5% 였다. 

4점 척도로 평가한 점수에서도 2.14로 나타나 중간 점수인 2.5점에도 미치지 못해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사회와의 소통 문제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38.7%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최순실 국정농단과 탄핵 정국에서 한국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가 뒤따랐다.


최근 시국과 관련 한국교회의 올바른 역할 수행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23.4%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기독교인의 경우에는 무려 80.1%가 부정적으로 응답해 충격을 줬다.

하지만 응답자들은 올해 대선 과정에서 기독교가 '갈등 해소와 국민통합(36.9%)'을 위한 역할을 감당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한국교회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분열의 중심에 서는 것이 아니라 화해와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성경적 가치에 집중해야 함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응답자들은 기독교가 특정 정책을 제시하거나 대선후보를 검증하기보다 '공정선거를 위한 감시활동(25.0%)', '국가의 윤리적 기본방향 제시(23.4%)' 등에 나설 것을 기대했다.


조성돈 교수는 "혼동과 대립을 경험하고 있는 요즘, 사회의 정신적 방향을 제시해줄 누군가가 필요한데 기독교가 그러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기대된다"며 "앞으로 기독교가 주어진 역할을 어떻게 감당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신뢰도 역시 등락을 거듭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명한 재정운영

윤리실천운동 시급해"

 

응답자들은 한국교회 신뢰 회복을 위해 어떤 특별한 활동을 하기에 앞서 투명한 재정 운영과 함께 윤리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한국교회가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불투명한 재정 사용(26.1%)‘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타종교에 대한 태도(21.9%)’, ‘목사들의 삶(17.2%)’, ‘교회성장 제일우선주의(12.3%)’ 순이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독교인의 경우 ‘교인들의 삶’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반면, 비기독교인은 ‘불투명한 재정사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활동에는 ‘윤리와 도덕적 실천운동(48.3%)’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목회자에게 바라는 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응답자들은 목회자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으로 ‘윤리와 도덕(49.4%)’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물질 추구 성향(12.5%)’, ‘사회 현실 이해 및 참여(11.2%)’, ‘교회성장주의(9.3%)’, ‘능력과 리더십(7.3%)’, ‘권위주의(6.2%)’가 뒤를 이었다.


기독교인의 개선 사항으로는 ‘정직함’이 1위로 꼽혔다. 


순위의 차이는 있었지만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할 것 없이 ‘정직하지 못함(28.3%)’과 ‘남에 대한 배려 부족(26.8%)’, '배타성(23.2%)'을 고쳐나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비기독교인에게서 기독교를 불신하는 비율이 매우 높았지만 사회봉사와 구제활동에서 만큼은 한국교회가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서는 대체로 동의했다.


사회봉사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3.9%가 ‘기독교’라고 답했다. 가톨릭은 42.3%, 불교는 9.5%, 기타종교는 1.1%를 기록했다.

 


한국교회 불신의 벽

여전히 높아 

 

기윤실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1.2%로 국민 5명 중 1명만이 한국교회를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뢰도 점수 역시 5점 만점에 2.55점에 그쳤다. 


지난 2013년 조사결과와 비교해도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신뢰도는 0.8% 상승한 20.2%에 불과했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이번 신뢰도 조사에서 긍정적 대답은 20.2%로 역대 최고치였다"며 "하지만 신뢰하지 않는다고 부정적 대답을 한 사람이 51.2%로 가장 많이 나왔다는 사실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의견은 50대 이상, 주부 계층, 저학력층, 생활수준 하층, 보수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30대 연령층, 고학력층, 고학력층, 화이트칼라층, 생활수준 상층, 중도/진보층에서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기독교인인지 아닌지의 여부에 따라 신뢰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기독교인의 경우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59.9%로 비교적 높은 반면, 비기독교인은 10.7%에 그쳤다.


조흥식 교수(서울대 사회복지학과)는 "올해 한국교회 신뢰도가 지난 2013년 조사에 비해 미세한 하락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며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신뢰도는 보통 이하의 낮은 수준을 지속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향후 10년 이후 증가할 종교에 기독교(40.3%)가 1위를 차지하는 의외의 결과도 나타났다.


이에 대해 조성돈 교수는 "기독교는 항상 전도에 열심이고 교회를 늘려나가는 데 열심이니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산업화 시대를 지나 포스트모던과 영성 중심의 사회문화적 배경에서 성장 위주의 이미지는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멘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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