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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논란을 불러온 장로회신학대 학보 신학춘추 114호의 일부 기사. 최근 열린 한국퀴어

신학 운동 토크마당을 소개한 4면 기사와 무당 정순덕과의 인터뷰 내용을 실은 7면 기사.



학교 게시판·SNS에 비판 쇄도


장로회신학대 학보인 신학춘추 114호를 둘러싸고 ‘동성애 옹호·무당 미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발행된 이 신문은 4면에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과 퀴어성서주석(QBC) 번역본 출간을 기념해 최근 서울 향린교회에서 열린 행사 내용을 소개했다. 


QBC 번역위원들이 국내에도 퀴어신학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과 군형법상 추행 혐의로 최근 기소된 A대위 문제에 대해 토론한 내용 등이 수록됐다. 


한국기독군인연합회(KMCF) 회장인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토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기독교적 수단인가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을 곱씹었다’고 발언한 내용도 담겨있다.


8면에는 ‘어느 멋진 날, 보통의 신혼부부를 만나다’를 제목으로 기자가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와 함께 트랜스젠더의 신혼집을 방문한 이야기를 담은 기사가 실렸다. 


임 목사는 기사에서 “하나님의 창조물인 한 사람이 자신의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으로 인해 자긍심을 잃고 신앙마저 잃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학교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동문 김모 목사는 “우리 교단은 지난해 101회 정기총회에서 동성애·동성결혼대책위원회를 설치키로 결의했다”며 “교단 직영신학교인 장신대의 학보가 동성애를 지지하는 이들의 주장만 실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7면에 실린 무당 정순덕씨 인터뷰 역시 논란을 불러왔다. 한 재학생은 “정씨를 기독교에 호의적이고 영력이 있는 신령한 사람으로 묘사하며 미화시켰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신학춘추 편집장은 지난 1일 학교 게시판에 ‘기사의 취지는 소수자들에 대한 마땅한 관심과 사랑을 갖자는 데 있다. 


토속종교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는 등의 해명을 올렸다. 


편집인 겸 주간인 하경택 장신대 교수는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그는 “장신대는 동성애와 관련해 교단의 입장을 따른다”며 “신학춘추 기사 중 신학적 성찰 없는 단순 소개를 통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들이 게재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이 “신학춘추가 총회와 교단의 입장과 상황을 고려해 눈치를 보면서 검열 받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등의 글을 올리며 반발해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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