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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독일 파견 50주년을 맞아 독일에서 근무했던 한국 여성들의 절절한 삶을 담은 ‘나는 파독 간호사입니다'(정한책방)라는 책이 최근 발간됐다.


재독 기독작가 박경란(44·베를린소망교회 집사·사진)씨가 쓴 책에는 자유를 찾아 파독 간호사를 택한 이묵순, 간호사로 일하다 의사가 된 이민자, 파독광부와 연애 결혼한 국제시장 부부 안덕례, 독일인 남편의 스파이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됐던 장현자, 35년 뒤 귀국해 시어머니의 마지막을 함께한 효부 한도순 씨 등 21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국가 가족 이웃을 위해 떠나야만 했던 꽃 같은 우리 딸들의 소명과 기록'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6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돼 주목을 받았다.

박 집사는 1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에서 ‘연꽃’ ‘블루엔젤’이라 불리던 파독 간호사들의 역사가 이제 반세기가 됐다”며 “파독간호사들의 삶은 독일뿐 아니라 한국 여성사에서도 기록 가치가 크다. 


한 시대 여성들의 가치관은 당시 민초들의 삶의 기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독간호사들은 불후의 인생스토리를 만들었다”며 “어느 누구 하나 의미 없는 인생은 없었다.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 무엇보다 삶의 이유가 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2007년 독일로 이주해 ‘나는 독일맥주보다 한국사람이 좋다' ‘베를린 오마주' 등의 에세이집을 낸 박 집사는 호스피스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파독간호사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듣고 500여명을 인터뷰해 여러 매체에 기고했다. 


또 크리스천 파독간호사들로 구성된 연극단 ‘빨간 구두’가 지난 4월 서울에서 공연한 ‘베를린에서 온 편지'의 대본을 쓰는 등 파독 간호사들의 사연을 알리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파독 간호사는 60·70년대 1만명이 넘게 파송됐다. 


이때 8000여명의 파독 광부와 함께 국내로 송금환 외화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이들이 이역만리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40년 이상 열정을 다해 일하다 퇴직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인지라 뒤늦게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이미 반세기가 지난 세월은 그들을 이방인으로 남게 했다고 박 집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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