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민현몽으로.JPG

▲  최태민씨(오른쪽 세 번째)와 큰 영애 시절 박근혜 대통령이 1975년 6월 21일 서울 서대문구 배재고 운동장에서 개최된 구국십자군 창군식 때 단상 위에 나란히 서 있다. 아래 사진은 영세계 교리를 설파하던 최태민씨가 1973년 7월 발행한 홍보전단 일부. 대한뉴스 동영상 캡처, 현대종교 제공



기독교 불교 천도교 사상을 혼합한 ‘영세계(靈世界)’ 교리를 설파하던 사이비 교주 최태민씨가 시민들을 현혹했던 수법이 1970년대 홍보전단에서 확인됐다. 


전단에는 태몽(胎夢)이나 현몽(現夢) 경험자들을 초청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꿈을 이용해 박근혜 당시 큰 영애에게 접근했던 게 최씨의 전형적인 수법이었음을 보여준다.


국민일보가 27일 월간 현대종교로부터 입수한 홍보전단 ‘영세계에서 알리는 말씀’은 16절지 크기의 안내문이다. 전단은 최씨가 1973년 5월 13일 ‘영세계 교리’를 선포하고 두 달 뒤인 7월 제작된 것으로 ‘조물주의 성자와 선택된 인재를 찾아 모시고자 한다’고 소개돼 있다. 


이 전단은 국제종교문제연구소(현대종교 전신) 고(故) 탁명환 소장이 사이비 종파 실상을 수집하던 당시 대전에 갔다가 최씨에게서 직접 받은 것이라고 현대종교 측은 전했다.


최씨는 전단에서 “가진(갖은) 서러움과 모욕을 당하면서 살아온 이 민족의 한이 이제 세계 주인국이라는 찬란한 엄연한 현실이 우리 민족 앞에 놓여졌습니다. … 이를 뒷받침하는 예(例)로서는 미국 하바드대학 철학교수는 대한민국에서 성자가 태어나 인류를 지배하게 된다고 선언하고 입산하여 현재 토굴생활을 하고 있으며 세계종교사상 유래 없는 인파가 모인 서울 5·16광장에서 부흥사 빌리 그래함 박사는 대한민국을 영적 종주국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영세계 교리를 바탕으로 국가 미래상을 제시하며 사람들을 모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단에 자신이 찾는 사람들의 6가지 부류를 제시했다. 


‘조물주의 역군으로서 인류를 위해 앞장서실 분',  '태몽을 받고 출생하신 분' , '현몽을 받고 계시는 분',  '기도를 게을리하지 않고 계시는 분',  '신앙 없이 방황하시는 분', '신이 들렸거나 신이 쏠려있는 분’을 지칭하며 (칙사관을) 찾아오거나 상담을 받으라고 돼 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태몽' 과 '현몽' 이다. 


꿈은 이단 사이비 단체 교주들이 써먹는 단골 수법이다. 


최씨는 당시 모친 육영수 여사를 잃고 퍼스트레이디가 됐던 큰 영애에게 편지를 써서 육 여사가 꿈에 나타났다는 현몽을 들먹이며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호익 대전신학대 교수는 “현몽이라는 것은 사이비 교주가 자신의 영적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수법”이라며 “이를 통해 교주가 특정인을 잘 아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고 교주를 맹종하도록 만든다. 


나중엔 교주에게 예속·종속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앙정보부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최씨는 74년 무렵 서울에서 활동한다. 


그해 5월 서울 동대문구 박모씨 집에 전세로 들어와 ‘태자마마’를 자칭했다. 


태자마마란 이름으로 무속행위를 벌였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그러다 목사로 둔갑해 75년 3월 6일 큰 영애를 처음으로 만난다.


최씨는 이 자리에서 당시 교계의 난맥상을 개탄하며 '구국선교' 를 역설한다. 


이어 4월 29일 큰 영애의 후원을 받아 자신의 심복들을 중심으로 대한구국선교회(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으로 개칭)를 설립한다. 


한 이단 전문가는 "박근혜 대통령은 큰 영애 시절, 교주 최태민을 맹신한 전형적 케이스로 볼 수 있다”며 "지난 25일 대통령 사과발언에서 언급한 '과거 어려울 때 도와준 인연' 은 최태민에서 최순실까지 이어진 종속과 맹종의 40년 세월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미션>


한국노컷뉴스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