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된다면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가 부르시는 곳이면 달려가겠다”고 기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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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중순 정미경(45) 한나라당 의원의 블로그에 쪽지 하나가 배달됐다.
“의원님 간증을 듣고 펑펑 울었습니다.
저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보낸 이는 생후 8개월 된 여자 아이를 둔 29세의 미혼모라고 자기를 소개했다.
정 의원은 답장을 보냈다.
“아기를 위한 큰 꿈을 꾸세요. 지금부터 기도한다면 그 꿈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기적이 나타나지요.”
다시 온 쪽지.
“우리 아기 태명이 ‘기적’인 거, 어떻게 아셨어요? (하나님이) 정말 기적처럼 저와 아이를 보호하심을 느낍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정 의원은 “이 여성은 꼭 잘 살 거예요”라며 두 사람이 나눴던 쪽지 내용을 말해줬다.
정 의원은 2년 전 국회의원이 된 이후 신앙 간증을 시작했다.
여러 곳에서 50번 넘게 자신의 믿음을 고백했다.
그리고 매번 “기어이 살라.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애썼다.
그 역시 숱한 상처와 방황을 딛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고 있기에.
정 의원은 고려대 법대 85학번이다.
재수 끝에 합격하고 기쁜 마음으로 떠난 겨울여행에서 그는 자신의 20년 세월을 단숨에 무너져 내리게 하는 ‘진실’을 알게 됐다.
부산 친척집에 들렀을 때 사촌언니가 무심코 던진 말이 발단이었다.
“미경아, 너는 앞으로 잘 될 거래. 돌봐주는 사람도 없는데 너희 엄마 산소에 꽃이 핀다고.”
엄마 산소? 우리 엄마는 살아 있는데?
정 의원이 주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확인한 사실은 이랬다.
그의 아버지는 군인이었다.
육군 소위로 임관해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했고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았다.
그런데 여자는 셋째를 낳다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숨졌다.
셋째도 곧 죽었다.
아버지는 아내가 숨을 거둘 때 부대 안에 있었다.
죽음까지 생각했던 아버지를 군대 동기생들이 월남전에 보냈다.
세 살, 두 살이던 남매는 친한 동기생의 누이에게 맡겨졌고, 나중에 베트남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그 누이와 한집살림을 시작했다.
당연히 ‘엄마’인줄 알았던 사람이 ‘계모’라는 사실은 그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교회에서 들었던 설교나 성경 말씀도 모두 거짓으로 느껴졌다.
격렬한 ‘신앙적 사춘기’가 찾아왔다.
“불쌍한 남매한테서 엄마를 데려가셔야만 했나요?
사랑의 하나님인데, 제 현실은 왜 이렇게 슬프고 무섭죠?
하나님이 계시기는 한 건가요?”
끊임없는 의문과 분노, 두려움 등에서 헤어나기 위해 그는 도서관에 틀어박혀 온갖 책들을 읽기도 했다.
그가 그토록 찾던 하나님을 만난 것은 역설적이게도 점집이었다.
5∼6년째 사법시험에서 떨어지고, 죽음이라는 사탄의 유혹까지 스멀거리던 무렵이었다.
같이 공부하던 선배 언니를 따라, 과연 시험에 붙을 수 있을지 물으러 점쟁이를 찾았다. ‘괜히 왔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라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목덜미를 확 잡아끄는 것이었다.
“너 여기서 무얼 하느냐!”
그는 정신없이 점집을 빠져 나왔다.
그런데 기분은 참 좋았다. “하나님, 드디어 저를 찾아오셨군요.”
새벽기도를 나가기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다닌 교회지만, 오랜 방황을 끝내고 마음으로 찾아간 교회는 분명 예전의 교회와 달랐다.
기도를 하고, 설교를 듣는데 눈물이 났다.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
고시생 생활은 여전했지만, 예전처럼 힘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96년, 38회 사시에 합격했다.
8년여 검사 생활 뒤 18대 국회에도 입성했다.
2008년 4월 9일 국회의원 선거가 있던 날, 정 의원은 집사로 섬기고 있는 온사랑교회(한창호 목사)를 찾아 “당선된다면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가 부르시는 곳이면 달려가겠다”고 기도했었다.
다섯 살 연하의 법대 후배와 결혼해 아이 둘을 낳아 키우고 있는 지금, 정 의원은 젊은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
“나를 낳아 준 엄마는 일찍 떠났지만, 늘 기도하고 찬송가를 불러줬던 지금의 엄마가 있었기에 제가 하나님 사람으로 클 수 있었던 거죠.
천사 같은 엄마는 지금도 저와 한 집에 살면서 제 아이들을 돌봐주고 계세요.
모든 것이 저를 쓰시기 위한 하나님의 예비하심입니다.”
인터뷰를 끝내고 나오는 데 그의 책상에 놓인 의정보고서가 보였다.
“저는 늘 기도합니다”라는 글로 시작됐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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