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파이프 오르간 마이스터 홍성훈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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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숙한 예배 분위기를 돋우는 데 파이프 오르간만한 악기가 있을까.
예전에는 억대의 파이프 오르간을 설치하면서 주변의 눈치를 봐야 했지만 최근엔 요즘 적지 않은 교회들이 파이프 오르간(독일어로 오르겔)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개인 소득 연 2만불을 넘어서면서 문화적 요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
국내에는 현재 160여대의 오르간이 있지만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직접 오르겔을 제작하는 장인이 있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의 한 스튜디오. ‘오르겔 마이스터’ 홍성훈 씨(새사람교회 집사)가 오르겔을 제작하는 작업장이다.
독일 플라이터 오르겔바우(Fr. Fleither Orgelbau)회사에서 오르겔 도제(레어링 Lerling)과정에 입문하고 여러 도제학교를 거쳐 10년 만에 오르겔 마이스터가 된 홍성훈 씨. 한국인으로는 이 분야에서 유일한 오르겔 제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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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양평에 있는 홍성훈 오르겔바우 작업장


작업장을 찾은 11일은 그가 국내에서 만든 열 번째 작품인 오르겔 5대가 처음으로 소리를 내는 날이다. 제작소를 방문한 목회자들도 장엄한 오르겔 음색에 감동하는 모습이다.
이희수 목사(신성교회 담임)는 “디지털 시대에 전자음악에 익숙해 있는데 아날로그 악기인 오르겔 연주를 들으니 가슴이 울리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자원봉사자로 홍 씨의 작업을 돕고 있는 조인형 교수(성공회대 교회음악과)는 “오르간은 자연의 소리, 영감의 소리를 내는 완벽한 악기”라면서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 일반대중에게 가장 접근가능한 악기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 설치되 있는 파이프 오르간에는 모두 7,8천개의 파이프가 들어가 있다고 하지만 홍 씨가 제작한 이 오르겔에는 모두 240개의 파이프가 들어가 있고 제작기간만 15개월이 걸렸다.
악기의 크기에 따라 제작기간만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 홍 씨가 제작한 오르겔은 크기가 작아 15개월 정도가 소요된 것이다.
현재 대한성공회 서울 주교좌성당과 봉천제일교회,천주교 논현2동 성당에 설치된 오르겔 등이 홍 씨의 손을 거쳐 완성된 작품들이다.
홍 씨는 현재 35%에 머물고 있는 오르겔 부품 국산화율을 앞으로 10년 75%, 궁극적으로는 100%까지 끌어올려 한국적 오르겔을 제작하는 것이 그의 목표이자 비전이다.
오는 27일 저녁 7시 경기도 양평 국수교회에서는 제작이 마무리된 이 5대의 오르겔을 한꺼번에 연주하는 이색 합동 연주회가 열린다.
홍 씨가 만든 5대의 오르겔은 교회와 개인 등에게 모두 계약이 되 마지막으로 그의 손을 떠나기 전 한 곳에 모두 모여 연주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오르겔을 두 대 이상 연주하는 것도 흥미로운데 5대가 한꺼번에 연주를 하는 것이어서 더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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