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적 관심은 턱없이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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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전용 클럽에서 일하는 기지촌 여성들, 지금은 한국여성보다 필리핀 등 외국여성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갈 곳 없어 내몰린 기지촌 여성들을 도와온 두레방이 설립 25주년을 맞았다.
지난 16일 경기도 의정부 미군부대 옆 한 교회에서 열린 두레방 25주년 기념예배.
특송을 부르는 앳된 얼굴의 이들은 미군전용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필리핀 여성들이다.
현지에서의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에서의 연예인 활동을 꿈꾸며 이곳에 왔지만, 미군들의 술시중을 들며 원치 않는 성매매까지 강요당하기 일쑤다.
이들처럼 미군 기지촌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단체가 바로 두레방이다. “E6 비자를 받아 합법적으로 국내에 들어왔지만, 대부분 클럽에서 일하고 있어요. 임금을 못받거나, 성매매를 요구하는 경우, 또 미군과의 사이에서 생기는 결혼, 임신 등 이곳 여성들은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어요.” 두레방 유영님 원장의 설명이다.
한 쪽으로는 미군 부대가, 반대 편 쪽으로는 클럽골목을 끼고 있는 두레방은 1986년 한국기독교장로회 여신도회 전국연합회에서 설립했다.
기지촌에서 성매매라는 심각한 폭력에 상처입은 여성들을 상담하고, 치유와 자활을 도와왔다.
1990년대 중반에는 이후 러시아, 필리핀 여성들이 기지촌으로 유입되면서, 지금은 한국 여성보다는 이주여성들에 대한 임금체불과 불법 성매매 소송, 의료지원 활동 등 법적 지원이 활발해지고 있다.
평택에서는 기지촌 여성들을 위한 쉼터도 위탁운영하고 있다.
성매매 강요에 못이겨 클럽을 도망나오거나, 클럽업주와 소송을 벌이는 여성들이 이곳에서 돌봄을 받고 있다.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줄 순 없지만 두레방은 이곳 기지촌 여성들의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내가 힘들 때 나를 지켜주는 사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단체가 있다는 것만으로, 여성들은 친정같은 푸근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유 원장은 말한다.
미군기지가 한국에 주둔하면서 미군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기지촌은 벌써 60년이 넘게 유지되고 있다.
가난에 내몰린 갈 곳 없는 여성들의 종착지가 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교회적 무관심은 여전하다.
1년 전부터 한 교회를 중심으로 조직된 후원 밴드만이 전국을 다니며 이들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협력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동광교회는 장빈 담임목사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두레방밴드’는 교회나 모임 등 전국을 다니며 20차례 이상 공연을 하고, 후원금으로 6천여만원을 모았다.
장 목사는 “기지촌 여성 문제는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국가적, 구조적 문제”라면서 “많은 교회가 이들에 대해 십계명의 7계명(간음하지 말라)을 어긴 죄인이라는 편견때문에 돕기 이전에 먼저 돌을 들어 치려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두레방은 현재 연예인 비자를 통해 들어와 사실상 성매매에 노출되는 외국인 여성들의 피해를 막기위해 해당 비자발급을 중단해줄 것 등 관련제도 개선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크리스천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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