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울타리가 높다는 지적이 많다.
교회와 지역사회가 하나 돼서 이웃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한다.

 

1.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임실 치즈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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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약 3만 명이 전북 임실치즈마을을 찾았다.
조용했던 농촌 마을이 치즈 하나로 하루에도 수 백 명이 찾는 관광지가 된 것이다.
이 마을이 치즈로 명성을 얻기까지 한 목사와 교회의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969년 심상봉 목사와 임실제일교회 몇몇 청년들은 생명을 살리는 농사가 농촌을 살리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방법이라 믿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마을공동체를 꿈꿨다.
그러다 심 목사는 우리나라에서 치즈를 처음 만든 벨기에 사람 지정환 신부를 만나 치즈에 관심을 갖게 됐고, 청년 한 명을 스위스로 낙농유학을 보내는 등 수 십 년 간 노력을 기울여 치즈마을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마을 주민들은 공동체와 협의해 가며 치즈 생산이나 체험마을 안내 등 각 분야에서 일을 하고 수익을 얻는다.
조기현 씨(치즈마을 위원장)는 “교회 공동체에서 지역 마을 만들기를 주도적으로 하셨던 심상봉 목사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마을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교회가 기반을 닦아 놓은 공동체는 점차 스스로 체계를 갖춰 나갔고, 마을 일에 모두가 참여하는 온전한 공동체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모든 일은 주민총회를 거쳐 결정하고, 또 수익금의 5%는 마을 세금으로 낸다. 대학생 장학금과 노인 복지, 마을 음악회 등 모든 마을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사용하기 위해서다.
이 일을 처음 시작한 심상봉 목사는 교회의 한 두 사람만 뜻을 함께 하면마을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심상봉 목사(임실제일교회 원로목사)는 “(하나님이 왜) 나를 이렇게 만들어 놓으셨을까.
이것이 감격이 돼서 이 지역이 어떻게 하면 살아나겠나를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 임실 치즈마을은 교회가 왜 지역사회와 함께 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2. 지역 가난한 서민들의 이웃, 주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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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 재래시장에 있는 성남 주민교회는 이 지역의 오랜 친구다.
1973년 3월 1일 주민교회를 창립한 이해학 목사는 교회가 속한 지역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고민했다.
당시 교회가 있는 지역이 빈민 지역이었고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들이 생활고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신용협동조합을 시작했다.
1979년, 주민교회 교인 47명이 1000원 씩 돈을 내 4만7천 원으로 시작한 게 지금의 성남 주민신협이다.
처음 신협을 시작할 때 교회가 ‘돈 놀이’를 한다는 등 좋지 않은 시선도 있었지만, 이해학 목사는 신용협동조합이 힘들고 지친 주민을 돕고 그들과 가까워 질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묵묵히 신협운동을 벌여왔다.
이해학 목사(경기도 성남 주민교회)는 “세상을 하나님께서 사랑하셨다. 물론 교회도 사랑하시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사회에 가난하고 질병에 시달리고 그리고 구조적인 악에 그 비참해진 이웃들에 대한 아픔에 동참하는가. 그것은 크리스천으로서 해야할 하나의 자세”라고 말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주민 신협은 이 지역 서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문턱 없는 금융기관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현배 전무(주민신협)는 “주민교회에서 처음 출발했던 공동체성, 지역주민들의 작은 움직임 이런 것들이 경제적 움직임을 향상 시키는 경제운동으로 전해지는 그런 모습으로 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성남주민교회는 1989년부터 지역 농산물을 매개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켜주는 농산물 직거래 운동과 살기좋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생활협동조합운동을 진행해 지역의 생활문화를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교회가 지역의 어려움과 아픔에 관심을 갖고 협동조합운동을 통해 지역 사회를 회복 시켜나가는 모습에서 교회의 새로운 선교 모습을 발견한다.

 

3. 지역 자치위원장 맡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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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아름다운 교회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북카페를 열었다.
주민들 대부분이 30~40년 이상 거주할 정도로 변화가 없는 염리동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나 소통 장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4년 전 이 지역에 아름다운교회를 개척한 홍성택 목사는 교회가 종교의 벽을 뛰어 넘어 지역과 하나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 지역 자치위원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전도의 목적보단 지역을 섬긴다는 자세로 지역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홍성택 목사는 염리동의 자치위원으로 활동하며 주민들과 협력해 북카페는 물론 주민들을 위한 각종 문화프로그램과 행사 등을 만들어 지난 2009년에는 염리동이 마포구에서 가장 살기 좋은 행복한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홍 목사의 이 같은 자치위원 활동은 지역 주민에게 교회가 지역에 속한 공동체라는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전하게 했다.
홍성택 목사(서울 아름다운교회)는 “주민들이 교회에 대한 인상도 좋고 이제 목회자가 마을일을 하게 됨으로 인해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교회가 세상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요즘 목회사회학연구소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역과 함께하는 이 아름다운교회를 찾았다.
교회가 지역 안에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정재영 교수(목회사회학 연구소)는 “이유나 조건이 아니라 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함께 참여하자”고 말했다.
교회가 지역속으로 들어가 지역을 섬기면서 지역과 하나 되는 것은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이 감당해야 할 선교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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