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로 인해 사랑 넘치는 따뜻한 공동체로 변모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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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제일좋은교회 성도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사랑의 쌀을 옮기고 있다.

 

올 한해 국내외에서 수많은 사건·사고들이 이어졌다. 천안함 침몰과 태풍 곤파스, 칠레 지진, 화산 폭발, 이상 기온, 경제 불안, 가정 파탄, 유명인 자살…. 주변을 돌아볼 때에 감사할 요소는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원망과 비탄, 상실이 넘친 한해인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럼에도 이 지구촌에는 감사가 넘친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주님의 말씀은 생명력 있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
매몰된 칠레 탄광에서 들려온 기적의 생환 소식은 지구촌에 감사의 물결을 일게 했다. 곤파스로 망가진 들녘에서도 어김없이 수확은 이뤄지고 있다. 경제 불안 속에서도 살아 있는 자체를 감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수많은 역경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우리를 치유하시고 곤경에 빠진 자들을 돌봐주신다.
“날 구원하신 주 감사 모든 것 주심 감사 주 내 곁에 계심에 감사 평안해진 영혼에 감사 절망 중의 위로 감사 내일의 희망을 감사…”
복음성가 가사와 같이 믿는 사람에게는 역경 자체도 감사의 제목이 된다. 고난을 통해서 주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기에, 긍휼의 눈길로 이웃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1일은 추수감사절이다. 이 땅 모든 것들이 주님의 손길 아래 이뤄지고 있음을 감사하는 날이다. 주지하다시피 추수감사절은 영국의 청교도에서 유래됐다.
1620년 9월16일 박해 받던 102명의 청교도들은 종교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으로 향했다.
이들은 65일간의 항해 끝에 그해 11월20일 미국 땅에 상륙했다. 항해 도중 무려 44명이 목숨을 잃었다. 신대륙에서 청교도들은 인디언의 도움으로 파종했고 이듬해 첫 수확을 거뒀다.
수확을 기념해 이들은 축제를 열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이것이 추수감사절의 기원이 됐다. 환란과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놓지 않았던 것이다.
성경에서는 가인과 아벨이 드리던 제사나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지키던 보리 수확기의 명절인 맥추절이 오늘날의 추수감사절과 유사하다. 모두 수확에 대한 기쁨을 감사했다는 점에서 동일한 의미를 갖고 있다.
현대의 추수감사절은 단순히 수확에 대한 감사뿐 아니라 한 해 동안 고난과 역경 속에서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려는 나눔의 절기로 자리 잡았다. 올해에도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지역사회에 사랑 나눔을 실천하려는 교회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수원제일좋은교회(담임목사 엄진용)는 2005년부터 매년 1월 첫째 주 성도들에게 ‘사랑의 저금통’을 나눠주면서 추수감사절을 준비하도록 하고 있다. 성도들은 매일 삶 속에서 감사의 제목이 있을 때마다 저금통에 동전이나 지폐를 모은다.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채워진 가정의 저금통을 교회에서 모두 모은다. 이것은 교회 재정에 포함시키지 않고 지역사회의 불우한 이웃이나 어려운 목회자들을 돕는데 사용된다.
엄 목사는 “지난해에는 사랑의 저금통을 통해 모은 재정으로 지역 내 개척교회나 상가의 어려운 교회 목회자들에게 양복을 해주었다”고 전했다. 그는 “늘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빚진 마음을 갖고 있었다”면서 “감사를 표시할 대상이 있는 자체가 감사의 제목이 된다”고 말했다.
양평전원교회(담임목사 이미란)는 올 추수감사절을 즈음에 다문화가정 초청 김장담그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20일과 21일 진행할 이 행사에는 10여 다문화가정이 초대된다.
나라마다 지키고 있는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다문화가정들은 고유 음식을 하나씩 준비해 올 예정이다. 때마침 김장철을 맞아 김치전문가인 이미란 목사가 김치 담그는 법도 전수한다.
주로 베트남과 필리핀 신부들이 많아 그들의 입맛에 맞춘 파인애플 김치 등 다양한 김치 제조법을 가르쳐 줄 계획이다.
이 목사는 “한해를 돌아보며 더 어렵고 힘든 이웃을 찾아 진정한 감사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경적 효를 가르치고 실천하는 인천순복음교회(담임목사 최성규)는 추수감사 주일에 ‘사랑의 쌀 및 김장김치 나눔’ 행사를 진행한다.
교회는 창립 27주년을 기념하는 ‘효와 행복나눔 열매달기’를 통해 재정을 마련, 1000명의 홀몸노인, 차상위계층, 소년소녀가장, 장애우, 다문화가정 등에 쌀과 김치를 전달할 예정이다.
최성규 목사는 “추수감사절을 통해 하나님 사랑이 이웃사랑으로 표출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언급했다.
청주우암교회(담임목사 박윤석)는 지역 섬김을 교회의 사명으로 삼고 있다. 도시의 공동화 현상으로 인해 교회 주변에 수많은 독거노인들과 결손가정들이 생기자 교회는 2005년부터 추수감사주일을 이웃과 함께 하는 ‘사랑나눔축제’로 치르기로 정했다.
추수감사주일 온 교우가 정성껏 담근 김장 김치 및 먹거리들을 이웃과 나누며 바자회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는 쌀을 준비, 지역의 소외된 이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올해에도 동일한 행사를 치를 계획이다. 박윤석 목사는 “교회로 인해 청주 우암동이 사랑 넘치는 따뜻한 공동체로 변모하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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