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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하나님이디자인하신교회는 산중에 위치하고 있지만 치유와 회복이 있기 때문에 매일 예배에 참석하는 도시 성도들로 끊이지 않는다. 기와 위로 선 십자가가 인상적이다.

 

경기도 화성시 관항리에 위치한 ‘하나님이디자인하신교회’는 약천사라는 사찰을 개조한 교회다.
중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김창룡(56) 목사는 2007년 이곳을 인수하고 교회를 개척했다.
구불구불한 시멘트 농로를 따라 2㎞는 들어가야 겨우 찾을 수 있는 교회엔 매일 성도들로 붐빈다.
처음 이곳에 교회가 들어선다고 했을 땐 주민들의 반발이 컸다.
무속신앙이 강한데다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던 사찰이 불미스러운 일로 경매에 넘어간 뒤 마을이 저주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아내 박영미 목사와 함께 40일 금식기도부터 시작했다. 대웅전은 굳게 잠겨 있어 온갖 신을 모아둔 10㎡ 남짓의 신당에서 기도했다.
“그때만 해도 화성은 과거 연쇄살인 사건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을 때입니다.
중보기도 모임 중 하나님께선 화성의 영적 회복을 보여주셨어요.”
산중에서 금식기도를 한다는 소문이 나자 평소 영적으로 도움을 받던 사업가들이 찾아와 응원했다.
계약금 2000만원만 갖고 시작했는데 3개월 만에 4억5000만원이 채워졌다.
오랜 기간 방치돼 음산한 기운마저 감돌던 2층 대웅전(148㎡, 45평)은 예배당으로 바뀌었다.
천장에 붙은 큼지막한 연등을 떼고 불상과 촛대 등을 치웠다.
울긋불긋한 벽화는 흰색 페인트로 칠했다.
1층은 사무실과 선교사 숙소로 개조했다.
연꽃이 있던 연못은 아이들의 수영장으로 바뀌고 기와지붕 위로 십자가가 올라갔다.
신당은 기도실로 변화됐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주민들은 곧바로 반대서명 작업에 들어갔다.
일부는 예배 중 낫을 들고 와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중국에서 선교하며 온갖 고난과 박해를 받아봤기에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죠.
중보기도를 꾸준히 했습니다.
이곳이 하나님의 집이라는 평안과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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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디자인하신교회 김창룡 목사


그렇다고 김 목사가 기도만 한 것은 아니다.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대신 팔아줬다.
도로를 만드는 데 쓰라며 폭 2m, 길이 100m의 토지도 내놨다. 마을 행사 때마다 행사비를 지원하고 유대감을 높였다.
교회는 매일 새벽기도회는 물론 주일예배와 찬양예배, 성령축제(화), 수요예배, 선교훈련학교(수), 성령사역자학교와 중보기도의 밤(금), 찬양사역자 학교와 교회가족모임(토)을 갖는다.
주말엔 바비큐 파티도 한다.
일부 성도는 매일 먼 길을 달려와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고 서울 수원 안양 등지로 출근한다.
성도가 100명 정도 되는데 1년 예산만 6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곳에 사람들이 몰려드냐고요?
사실 시간과 거리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누구는 교통 좋고 아파트가 밀집된 곳에 교회를 세워야 부흥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좋은 자리면 대형마트를 차려 번 돈으로 선교하지 뭐 하러 교회를 세웁니까.
삶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와 사랑을 누릴 수만 있다면 환경은 그리 중요치 않아요.
핵심은 성령목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입니다.”
김 목사의 다음 목표는 3300㎡의 교회 공간을 상처받은 목회자 치유와 선교사 훈련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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