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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하는 목회를 준비하는 ‘텐트메이커’ 멤버들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광장로의 카페에서 손을 모으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으로 최규현 이춘수 장해림 정찬송 이우성 전도사.



최근 '일하는 목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룬다는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이다.


갈수록 교세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임지를 찾지 못한 목회자가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


해외 선교지에선 일하는 목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신대원)에선 동아리 '텐트메이커'의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텐트메이커는 사전적으로 '텐트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성경적 근거는 사도 바울이 생업으로 천막을 만든 것(행 18:3)에 있다.


동아리 회원 수는 35명이다.


텐트메이커에서 활동하는 5명의 전도사를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광장로의 카페에서 만났다.
일하는 목회를 준비하는 텐트메이커는 지난해 4월 시작됐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늦은 나이에 신대원에 입학한 이상우 전도사는 일터 사역에 관심이 많았고 생계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일하는 목회를 준비하고 싶었다. 평소 여기에 관심이 있던 이들이 합류했다.
이들은 관련 세미나에 참가하며 신학적 기반을 다졌다.


그러나 책상에서 공부만 하지 않았다.


책방을 운영하는 목회자, 영화를 통해 수익 창출을 하며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 등 다양한 현장을 찾아 나섰다.


많은 목회자를 만나면서 목회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텐트메이커 대표 이춘수(39·신촌장로교회) 전도사는 “설교하고 목양한다고 해서 목회한다고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위가 아닌 무슨 일을 하든지 목회자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이루고 있는지가 목회자의 정체성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규현(32·남양주 우리소망교회) 전도사는 지난해 목사고시를 본 뒤 일하는 목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1600여명과 함께 목사고시를 보는 현장에서 숨이 콱 막히는 거예요. 이 중 800여명이 합격했죠. 올해 목사고시를 다시 봤는데 응시생이 1580명이었어요. 제한된 시스템에서 경쟁하는 것보다 스스로 공급의 길을 개척하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장해림(33·여) 전도사는 신대원 입학 후 여성 목회자의 입지가 더 좁은 현실을 목격했다.
 “남성 목회자도 갈 데가 없는데 여성은 더 심각한 수준이죠. 20대 때부터 커피에 관심이 많아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고 미용기술 자격증도 있어요. 현재 카페에서 일하며 여성 사역자의 현실적 문제를 대비하며 준비하고 있답니다.”


아직까지도 교회 개척하면 상가 건물에 십자가를 걸고 강대상을 놓는 등의 고정관념이 확고한 상황이다.


교회 개척이 어렵다고 여기는 현실에서 중대형교회 교역자 공고가 뜨면 ‘몰림 현상’ 역시 심각하다.


일반 취업 시장의 경쟁처럼 치열하다.


이 전도사는 “신대원에서 수많은 강의와 과제에 쫓기다 보면 안타깝게도 자신이 어떤 목회자로 부름 받았는지 탐구하지 않게 된다. 졸업 전에 일하는 목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해보였다.  일하는 목회는 새로운 목회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텐트메이커 회원들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살려 일하는 목회의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최 전도사는 지난해 여름부터 경기도 구리 교문동에서 ‘쉐어하우스 봄날’ 1호와 2호를 운영하고 있다.


“목회자의 길을 간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을 때 걱정하셨어요. ‘목회자는 가난하다’는 인식 때문이죠. 교회에서 사례비를 못 주면 제가 일해서 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역할도 있으니까요. 자영업을 하신 부모님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장사를 배웠죠. 시골에서 감을 떼어 노상도 해봤어요.”(웃음)
그는 투자와 대출을 받아 집을 임대했다.


17명의 청년에게 임대료를 받으며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높은 주거비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다른 곳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환경의 방을 제공한다.


이곳에서 복음을 직접적으로 전할 순 없지만 하나님 나라가 이뤄지는 걸 목격했다.


“신자와 비신자가 모여서 소통하고 함께 식사하면서 공동체를 이루고 있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속마음을 나누는 걸 보게 됩니다. 비전까지 공유하는 이들을 보며 이곳이 하나님 나라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이 전도사는 신대원 입학 전 10년 동안 온라인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다.  주로 맡았던 제휴 업무 경험을 살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업을 연결하는 네트워킹 사업에 관심이 많다.


주중에 일하고 주말엔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구상하며 기도하고 있다.


일하는 목회의 긍정적인 점은 무엇일까. 교회 사역과 공부, 디자인 기획 일을 하고 있는 정찬송(33·수원성교회) 전도사는 “성도들이 일터에서 겪는 현실적 문제에 목회자도 공감하기 때문에 성도의 삶과 분리되지 않은 정확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일 자체가 신앙이고 삶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전도사는 ‘일이 사역이라고 한다면 왜 굳이 목회자가 돼야 할까’라는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그는 “목회자 역할은 삶에서 부딪치는 것을 같이 고민하며 말씀으로 이끄는 것이다.


또 성만찬 세례 등과 같은 부분을 감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도사는 “모든 사람이 신학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이 곧 신앙의 삶이라는 걸 가르치는 사람이 필요하다. 일하면서 사역하려면 체력적으로 힘들고 시간이 부족하지만 삶의 현장에서도 얼마든지 사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우성(28·고양 변두리교회) 전도사는 목회자가 세상에서 절망한 이들에게 소망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예를 들어 목회자가 학원에서 일해도 공부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공부를 포기한 이에게 소망을 주며 전인격적인 돌봄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전도사는 특히 해외사역을 할 때 일하는 목회가 필수라고 했다.


그는 “선교활동이 어려울 경우 일을 통해 선교의 접촉점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일하는 목회에 대해 아직까지 많은 교단에서 완전히 허용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도사는 “일하는 목회를 준비한다고 해서 풀타임 사역자를 부정하진 않는다”면서 “목회의 다양한 모델이 있는데 일하는 목회를 충분히 풀어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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