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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원 13명이 지난 2월 한꺼번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교단 역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사퇴 이유는 ‘제 역할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 

사표는 반려됐지만 재판국이 안고 있던 문제들이 일시에 터져나온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교단 안팎에선 ‘타 교단에 비해 재판국을 잘 운용하는 예장통합이 이 정도인데, 다른 교단들은 얼마나 심각하겠느냐’는 얘기가 오르내린다.

교단 내의 법원이라 할 수 있는 당회·노회·총회 재판국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사회 법정으로 따지면 1·2·3심을 다루는 이들 재판국이 제 기능을 찾는 게 곧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한국교회의 '3無 재판국'

‘교단 재판국은 3무(無) 재판국이다. 전문성이 없고, 투명성이 없고, 독립성이 없다.’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원장 박재윤)이 16일 ‘교회·교단 분쟁에 대한 국가 재판의 역할’을 주제로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마련한 포럼에서는 ‘교회 재판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총회 재판국의 경우, 그 자체가 총회 산하기관입니다. 그러다보니 재판의 독립성이 보장될 수가 없어요. 또 교회 재판을 하려면 세속법과 교회법을 모두 알아야 하는데 교회 재판 관계자(재판국원)들이 그 정도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한국교회법학회장을 맡고 있는 서헌제(중앙대 법률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의 지적이다. 실제로 당회 재판의 경우, 담임 목사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다. 
노회와 총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재판국 자체가 노회나 총회에 예속된 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노회장이나 총회장이 바뀔 때마다 동일 사안에 대한 ‘재심’ ‘특별재심’까지 이어진다. 일단 판결이 나면 해당 사건은 다시 다루지 않는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도 교계에선 통하지 않을 때가 많다. 

한 교단에선 이런 식으로 총회 재판이 최대 8차례 이어진 적도 있다. 
사회법정으로 따지면 대법원이 확정 판결을 낸 뒤에도 같은 사안을 7차례나 더 다뤘다는 얘기다. 
“교단 재판국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동시에 상당수 교회분쟁 당사자들이 교회 법정이 아닌 사회법정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유다. 



교회재판 판결문부터 공개해야

서 교수는 교회 재판이 불신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폐쇄성을 꼽았다. 

그는 “교회 재판의 판결문은 예장통합 등 일부 교단을 제외하면 공개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부분이 교회 재판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판결문)이 공개된다는 건 곧 떳떳하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일반 법원에선 판결문이 공개돼 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그에 따른 시정까지도 이뤄지는 만큼 교회 재판의 판결문도 공개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 교수는 새로운 유형의 분쟁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교계 차원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교인 과세가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되면 교회 재정과 목회자 납세를 둘러싼 분쟁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교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나 타 종교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목회자에 대한 민형사 소송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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