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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다산수호구장.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연습을 했지만, 정식 경기는 처음.


선수들의 표정에 긴장과 설렘이 가득하다.


창단 경기의 연습 상대로는 연예인 야구단 조마조마가 나섰다.


이 팀의 이름은 회복이라는 뜻을 리커버리 야구단. 노숙인과 노숙 위기 청년들로 주로 구성됐다.


기독교 공익법인 한빛누리(이사장 김형국 목사)가 노숙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에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자는 의미에서 만든 바하밥집(대표 김현일)과 함께 손을 잡고 시작했다.


한빛누리는 지난 2004년 시작한 공익법인으로, 현재 1만 여 명의 후원자들과 함께 연간 35억 원 이상을 70여 개의 공익기관들에 지원하고 있다.


우울증과 조현병 등 각종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던 선수들은 바하밥집을 만나 삶의 의미를 깨달았고, 리커버리 야구단을 통해 이제는 제2의 인생을 꿈꾸게 됐다.


황승정씨(리커버리 야구단)는 "바하밥집의 도움을 받았던 청년으로, 야구를 통해 새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현병 3급 판정을 받았던 또 다른 청년은 야구를 시작하며 먹던 약을 줄였다.
나올 수 없었던 호르몬이 운동을 통해 발생되면서 건강도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야구단 창단 소식을 듣고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다.


한화이글스에서 내야수로 맹활약을 했던 한상훈 선수가 감독으로 자원해 훈훈함을 안겨줬다.


한상훈 감독은 "예수님 안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야구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전 신일중고 야구부 권혁돈 감독 역시 이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리커버리 야구단은 야구를 통해 노숙인들과 노숙 위기에 처했던 청년들이 건강과 자신의 자아를 되찾고 당당히 사회 일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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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수호구장에서 열린 리커버리 야구단과 조마조마의 경기. 말도 안 되는 점수 차이로 패했지만, 이들에게는 희망이 생겼다.



김형국 목사는 "사람 한명 한명은 너무 소중하다"며 "스포츠를 통해 아름다운 속내가 드러날 수 있도록 우리는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리커버리 야구단은 실력이 부족하지만, 사회인 야구 리그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꾸준하게 훈련과 경기를 치를 생각이다.


그렇게 한 걸음씩 가다 보면 어느새 질병은 없어지고, 마음까지 건강해지는 자신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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