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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정신여고 학생들이 지난 26일 교실에서 취약 계층에 전달할 사랑의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면 마스크 제작 영상 잘 봤나요. 이대로 따라 하면 됩니다. 

어려운 형편의 이웃을 위한 마스크입니다. 정성껏 만들어 주세요.”


서울 송파구 정신여고(교장 최성이) 학생들이 지난 26일 각 학급으로 송출된 안내 방송을 보면서 바늘귀에 실을 꿰었다. 


평소 바느질할 기회가 없던 학생들은 바늘만 들었다 놨다 하며 천을 꿰매지 못했다. 


교실마다 있던 강동구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직접 시범을 보였다. 


새마을부녀회 회원 30여명은 학생들이 마스크 만드는 걸 돕기 위해 함께했다. 


학생들이 그제야 하나둘 따라 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랑의 마스크 만들기’ 행사에서 1인당 면 마스크를 2장씩 만들었다.


이날은 2, 3학년 학생 673명이 마스크를 만들었다. 


코로나19 여파로 1학년과 2, 3학년이 각각 다른 날 등교하고 있는데 1학년 334명은 다음 달 3일 마스크를 만든다. 


사랑의 마스크 만들기 행사를 통해 모두 2014장의 면 마스크를 제작한다.


면 마스크는 필터만 교체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마스크를 교체용 필터와 함께 포장해 지역 장애인 단기 거주시설을 비롯해 취약계층 가정에 전달할 예정이다.


학생회장 김지유(18)양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다는 말을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면서 “오늘 만든 마스크가 꼭 필요한 분들에게 전달돼 코로나19 예방에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바느질하는 게 까다로웠지만, 재미있었다”며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봉사활동이 있다면 언제든 참여하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정신여고는 1887년 미국북장로회 소속 애니 앨러스 선교사가 설립한 이후 기독 인재 양성에 앞장서왔다.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에 참여한 동문만 100여명이다. 대한애국부인회 회장을 지낸 김마리아 여사가 대표적이다.


최성이 교장은 “학교 표어인 ‘너희는 세상의 빛이요, 그리스도의 향기니라’를 따라 133년 동안 기독 인재를 양성해 왔다”면서 “학생들이 사랑의 마스크를 제작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나눔의 의미를 배웠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학생들과 자발적인 모금 활동도 하려고 한다”면서 “마스크를 구입해 해외 선교지에 보내 선교사들의 사역도 돕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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