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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3일 서울 종로구 동숭교회에서 100년 인생에서 느낀 예수의 뜻을 전하고 있다.



교회 성도들이 교회 밖 사람보다 독서를
적게 할때 사람들은 교회를 외면하게 된다



백수(白壽·100세)를 맞이한 철학자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연세대 철학과 교수, 시카고대와 하버드대 연구 교수를 역임한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인 김형석 교수는 “교회가 기독교의 최후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신앙인이 모여 형성된 교회가 교회 밖으로 나와 하나님 원하는 하나님 나라를 이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3일 서울 종로구 동숭교회(서정오 목사) 대예배당 1층 700여석은 김 교수의 북콘서트를 듣기 위해 찾아온 성도들로 가득 찼다.


북콘서트는 국민일보(사장 변재운)와 두란노서원(원장 이형기)이 주최했다.


김 교수는 교리와 진리를 구별할 것을 청했다.


예수님 말씀을 교회를 위한 교리가 아닌 인생의 진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예수님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일 때 내 인생관과 가치관이 되기에 삶 속에서 실천하며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있다”며 “예수님 말씀을 교리만으로 받아들인다면 언제든 교회가 싫다면 떠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차이는 교수로서 학생들의 질문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한번은 가르치는 학생이 ‘진리를 얘기한 불교계의 책들은 베스트셀러가 많지만 교리를 얘기한 기독교 서적은 베스트셀러가 없다’고 질문했다.


그는 “교리는 교회 안의 것이기에 바깥사람들은 관심이 없다”며 “예수님은 인생의 진리를 말씀하셨지 교리를 말씀한 적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답했다.


김 교수는 마음의 그릇을 크게 할 것을 주문했다.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출생한 김 교수는 어려서 도산 안창호의 가르침을 받았다.


도산은 고향인 평안남도 강서군과 가까운 대동군의 교회를 찾아 크리스천으로서 민족과 국가를 걱정하는 얘기를 했다.


반면 김 교수의 인생에서 영향을 미친 목사들은 예수님 말씀을 교회에 한정시키려 했다.
세상은 도산을 기억한다.


김 교수는 “예수님은 교회가 아닌 하나님 나라를 걱정했다”며 “예수님 말씀이 진리가 돼 역사와 사회를 바꾸는 것이 하나님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4세 어린 나이에 아버지에게서 들은 인생의 가르침을 전해주었다.


나와 가정만을 생각하면 가정만큼 성장하고 민족과 국가를 생각하면 국가에서 쓰임 받는 이가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는 교회에도 적용된다”며 “교회가 교회만을 걱정하면 교회 안에 머무르지만 민족과 국가를 위한다면 하나님 나라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교회가 독서를 많이 할 것을 부탁했다.


그는 “교회 성도들이 교회 밖 사람보다 독서를 적게 할 때 사람들은 교회를 외면하게 된다”며 “독서를 많이 해 문화를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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