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나눔기금 홍보대사 민병우 전도사 가정

 

천원-01.gif

▲ 매일 1000원씩 1년간 저금한 돈으로 분유 나눔기금을 만든 민병우 전도사 가족이 분유기금 증서를 대전기독교사회복지관 임효인 관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의미 없이 써버릴 수 있는 1000원이 한 아기를 살리고 한 가정을 살리는 기적을 일으킨다면? 그 1000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생명을 살리는 의미 있는 돈이다.
나눔 문화가 보편화 되고 있는 요즘에는 작은 돈이 큰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작은 돈이 큰 힘이 되는 기적을 실천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생각에 그치고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런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분유나눔기금 홍보대사 민병우(35) 전도사 가정은 ‘작은 돈의 기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민 전도사는 아내 손선영(33)씨, 아들 승기(22개월)군과 함께 매일 1000원을 저금했다.
승기가 태어난 지 3개월되던 2009년 5월5일부터 시작했다. 아이에게 선물을 사주려다 문득 생각했다.
‘이 어린아이에게 과연 선물이 필요할까, 아이가 선물이 무엇인지 알기나 알까’ 등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그러던 중 마침 비어있는 분유통이 눈에 띄었다. 불현듯 ‘아이에게 선물을 사주는 대신 하루에 1000원씩을 모으자’라는 결심을 하게 됐다.
“우리 부부는 소망을 담아 분유통에 사랑, 나눔, 봉사, 섬김이라고 쓰고 매일 1000원씩을 넣었습니다.”
‘나눔이 기쁨이다’가 가정의 모토인 민 전도사는 2005년부터 대전기독교사회복지관에 소액기부를 해오고 있었다.
2009년 말이 되자 복지관으로부터 후원자에게 보내는 감사편지가 왔다.
분유통에 모인 돈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던 부부의 눈이 번쩍 뜨였다.
이것이 분유 후원을 결심한 계기가 됐다.
자연분만을 하려고 만 이틀을 진통하던 손씨는 아기가 위험하다는 말에 수술을 했다. 항생제를 맞아야 했던 손씨는 초유도 먹이지 못했다.
젖이 잘 나오지 않아 분유를 먹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승기처럼 분유를 먹을 수밖에 없으나 먹지 못하는 아기들을 돕기로 했다.
넉넉하진 않아도 자신들은 아이에게 분유를 사줄 형편이 되지만 이마저도 안 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담당자에게 전화로 분유 후원 뜻을 밝혔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담당자인 유덕아 팀장은 보통 연말에 오는 전화는 기부를 끊겠다는 내용이 많아 민 전도사의 전화에 긴장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말은 끊기는커녕 오히려 기부를 하겠다는 반가운 말이었다.
유 팀장은 기부자의 직업이 궁금했다. 이런 일과 관련이 있느냐고 물었다.
“선교단체 간사고 대덕한빛교회 청년대학부를 섬기는 전도사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회의를 거친 후 홍보대사를 맡아달라는 역제안이 왔어요.”
민 전도사는 사역지에서 중간자 역할을 하는 자신의 위치에서 그 제안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누군가는 알리는 일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고민 끝에 수락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승기의 돌잔치 때 분유기금을 전달했다.
참석자들에게는 좋은 취지를 설명하고 나눔 방법을 소개했다.
지난 4일에는 첫 수혜자인 베트남인 엄마 아기 은식이의 돌잔치 겸 분유나눔기금 후원감사행사가 열렸다.
이날 후원자들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후원자가 40명에 달했다. 민 전도사는 감동적이었다고 회고했다.
“누군가의 작은 생각이 실천이 되니까 이런 열매가 맺힌 겁니다.”
올해 다섯 명의 아기들이 분유와 기저귀 등 물품지원을 받았다. 이제는 민 전도사 부부 뿐 아니라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삶을 살아라’는 정체성이 담긴 이름의 승기가 저금통에 돈을 넣는다. 그때마다 민 전도사는 “이거는 친구 몫”이란 말을 잊지 않고 꼭 해준다.

한국교계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