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선언문' 발표
▲ 3.1절 92주년 남북공동예배가 열린 27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예배실에서 향린교회 국악찬양단이 특송을 하고 있다.
“믿음의 선배들이 쌓아 놓은 역사를 올바르게 세우지 못하는 우리의 부끄러운 죄를 고백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가 주최한 ‘3·1운동 92주년 남북 공동 기념예배’가 27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드려졌다.
기도와 설교 등 순서에는 갈등과 위기 속에 있는 한국 교회의 현실을 참회하는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150여명이 참석한 이날 예배는 NCCK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간 ‘남북 교회 합의서’상의 “남과 북의 모든 교회들에서 27일 주일에 3·1절 기념예배를 진행한다”는 내용에 따라 드려진 것이다.
NCCK는 “조그련도 같은 날 오전 11시에 평양 봉수교회에서 기념예배를 드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오늘 우리가 한자리에 모여 예배드리는 것은 지나온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며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를 고백하기 위함입니다”라는 글귀를 합독하며 예배를 시작한 참석자들은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며 깊은 성찰을 통해 하나 되어 살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념과 사상의 차이로 분열과 갈등의 삶을 살았던 우리의 죄를 고백합니다”라고 참회의 기도를 다함께 드렸다.
설교를 맡은 화해통일위원장 김기택 감독은 시편 133편 1∼3절을 토대로 “하나님께서는 형제들이 한데 모여 사는 일을 기뻐하시고 큰 복을 내리신다”면서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한국 교회가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NCCK 회장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 예배가 남북의 막힌 담을 헐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점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하나님이 한반도에 주신 첫 번째 사명은 통일임을 기억하고 혹한과 식량난으로 어려움 속에 있는 북한 동포를 돕는 일에 한국 교회 전체가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는 NCCK와 조그련이 공동으로 작성한 ‘3·1절 92주년 기념 남북 교회 공동선언문’이 발표됐다.
선언문은 92년 전 3·1절을 “우리 민족이 일제의 식민지 통치에 항거해 독립 애국 운동을 벌인 잊을 수 없는 날”이라고 평가하며 일본 정부에 대해 세 가지를 요구했다.
우선 지난해 일본 해군 이지스함이 부산항에 입항한 일과 최근 간 나오토 총리가 “한반도 유사시에 자위대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 발언에 분노와 유감을 표했다.
또 일본 정부에 대해 과거의 죄 참회, 일본 평화헌법 9조 수호,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단, 교과서를 통한 바른 역사교육,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자에 대한 합법적 배상, 재일 한국(조선)인과 그 후손에 대한 동등한 대우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가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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