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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배 목사는 지난해 1월 기자회견을 열어, 도박 사실을 부인했다.



학교법인 순총학원의 교비 등을 빼돌려 도박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혐의가 인정돼 수감 중인 박성배 목사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열렸다.


재판부는 박성배 목사에게 4년 6개월인 1심 형량보다 3개월이 늘어난 4년 9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형이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재판부는 박 목사의 죄에 대해 준엄하게 꾸짖었다.



"성직자의 삶,

        누구보다 깨끗해야"



박성배 목사는 1심 당시 당당했던 모습과는 달리 수척해진 모습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감색 양복을 입고 등장한 박성배 목사는 지인을 보자, 옅은 미소를 띄었지만, 이내 굳을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재판부는 박 목사가 교비 등을 횡령해 거의 매일 도박장에서 살다시피한 점을 지적했다. 

도박으로 잃은 돈이 강원랜드에서만 77억원이 넘고 호텔 카지노에서만 96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재판부가 준엄하게 꾸짖은 부분은 박 목사가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성직자라는 점이었다.


재판부는 "박성배 목사는 도적질하지 말라는 십계명의 계명만 어긴 것이 아니"라 "성스러운 재단 앞에 바쳐진 재물에 손을 댄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성직자는 종교를 불문하고 선한 삶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청결한 삶이 성직자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도 일침을 가했다. 


재판부는 이어 진실하지 못한 박성배 목사의 태도도 지적했다. 

누가 봐도 도박한 사실이 명백함에도 수시로 말을 바꾸고, 거짓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교비 횡령과 도박장 출입 등의 의혹이 제기되던 시기 박 목사는 스스로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 


특히 박 목사는 지난해 1월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카지노 출입은 사실이나 도박은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박성배 목사 

   죄질에 비해 형량 낮아"



재판부는 박 목사의 죄질에 비해 형이 낮다고도 강조했다. 


1심에서 선고한 형이 결코 무겁지 않아 형량을 더 늘여야 마땅하지만, 박 목사가 고령인 점 등을 감안해 원심을 거의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판사의 마지막 조언은 재판정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판사는 "인간의 재판은 끝났지만 신과 양심의 법정은 아직 남아 있다"며 진심으로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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