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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7월 구미상모교회 단기선교팀이 금당교회에서 성경벽화를 그리는 모습.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섬 낙도(落島)는 육지를 향해 떠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그 이름 뜻대로 외딴 곳이 돼 가고 있다. 

복음 전파에 있어서도 낙도 선교는 교회의 수많은 선교사역에 밀려 관심에서 멀어져가는 것이 현실이다. 

1832년 충남 보령 보대도에서 칼 퀴츨라프 선교사가 한글로 번역한 주기도문을 전한 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복음 전파라는 선교 역사를 돌아봤을 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대도시 인구 과밀’이란 뉴스가 그저 먼나라 이야기로 여겨질 만큼 유입보단 유출이 많고 인구고령화, 다음세대의 부재 등 척박한 선교환경에 처한 낙도 지역이지만 이곳 목회자들의 선교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최근엔 육지의 단기선교팀이 섬 곳곳에 남기고 간 성경벽화들이 낙도 목회자들의 선교열정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마을 주민들은 물론 섬을 찾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금당교회 담장 수놓은 

구약성경 스토리


전남 완도군 금당도에 자리 잡은 금당교회(나덕규 목사). 이 교회 담장엔 ‘천지창조’ ‘예수님의 탄생’ ‘노아의 방주 사건’ ‘십자가를 진 예수님’ 등을 담은 성경벽화가 그려져 있다. 


지난해 여름 단기선교를 위해 이곳을 찾은 경북 구미상모교회(김승동 목사) 청년들의 작품이다. 

20여m에 걸쳐 펼쳐진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구약성경의 주요 사건들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


금당도에서 42년째 목회하고 있는 나덕규(70) 목사는 3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교회 앞길이 선착장과 마을을 잇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 명절에 금당도를 찾는 친척들에게 자연스럽게 복음이 전달된다. 


교회 담장 전체가 하나의 그림 전도지인 셈”이라며 웃었다. 

그는 “교회 앞길을 오가다 성경벽화 앞에서 행복하게 기념촬영 하는 사람들과 인사 나누는 것이 최근 목회의 행복”이라며 “벽화가 그려진 지 6개월여 만에 금당도의 명물로 자리잡았다”고 자랑했다.



◇성경벽화, 죽도 복음화의 든든한 방패


40가구, 주민 60여명이 거주하는 경남 통영의 작은 섬 죽도에도 올 겨울 단기선교팀의 붓칠이 섬 곳곳을 따뜻하게 휘감았다. 


단기선교를 위해 통영죽도교회(한광열 목사)를 찾은 경기도 남양주 덕소중앙교회(이성무 목사) 선교팀이 마을회관 주변 골목 담장에 벽화와 함께 성경구절을 그려준 것이다.


죽도 사역 17년차인 한광열(55) 목사는 “선교팀에서 벽화를 그려주고 난 뒤 골목을 오가는 마을 주민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며 “주민들이 이전까진 선교팀이 들어올 때 이미용 봉사나 마을잔치를 기대했었는데 앞으론 점점 변화될 담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요한복음 3장 16절이 새겨진 건물은 주민들이 선착장을 바라다보며 배편을 기다리는 쉼터 같은 곳이어서 육지와 죽도를 오가는 많은 사람들이 평상위에 앉아 자연스럽게 육체적·정신적 안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섬 선교역사 담은 

벽화 기대


낙도선교회 대표 박원희 목사는 “낙도선교 현장의 오아시스 같은 육지 단기선교팀 방문 사역을 바라보노라면 초기 선교사들이 땅끝이라 여기며 조선을 찾아와 다시 조선의 땅끝인 섬으로 복음을 들고 나섰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섬의 선교 역사를 담은 벽화 등 콘텐츠를 잘 활용한다면 주민들에게 더 깊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도구이자 섬을 찾는 이들에게 섬의 선교 역사를 문화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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