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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아 덕구’를 37년째 연기하는 박재련 교장(무대 아래 왼쪽) 등 배우들이 성탄극 ‘빈방 있습니까’를 공연하고 있다. 극단 증언 제공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공연이 있다. 


37년 동안 똑같은 주인공에 변함없이 무대에 올려지는 성탄극 ‘빈방 있습니까’와 명품 콘서트 ‘송정미의 크리스마스 인 러브’가 바로 주인공이다.


극단 ‘증언’이 올리는 ‘빈방 있습니까’(극본 최종률, 연출 최윤정)의 줄거리는 2000년 전 이 땅에 오신 아기 예수를 위해 당신의 가슴에는 ‘빈방’이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성탄절을 앞두고 성탄극을 준비하던 한 교회 고등부 연극반이 이 연극의 시·공간적 배경이다.

 교사는 학생들의 반대에도 ‘지진아 덕구’에게 여관주인 역을 맡긴다. 

덕구는 최선을 다해 연습한다. 


공연 당일,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 앞에서 덕구를 비롯한 학생들은 그동안 온 힘을 다해 연습했던 연기를 선보인다. 


극의 하이라이트는 여관을 전전하며 빈방을 애타게 찾는 요셉과 만삭의 마리아를 본 덕구가 갈등하는 대목이다. 


급기야 어눌한 말로 “여기 빈방 있어요. 우리 집, 내 방이 비었어요. 마구간에 가지 마세요”라며 자신의 빈방에 아기 예수를 모시겠다고 절규한다.


박재련 서울공연예술고 교장이 올해도 변함없이 덕구로 나온다. 

20대 젊은 시절부터 37년째 덕구로 출연하고 있다. 


지금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이 됐다. 


이처럼 변함없이 덕구로 출연하는 이유가 뭘까. 


“요즘 같은 시대에 덕구처럼 자기 방을 내주겠다고 쉽게 말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요. 바보 같은 덕구로 인해 웃다가 안타까워 울다가, 어느 순간 울컥하게 됩니다. 덕구의 순수한 마음, 예수님을 향한 덕구 만의 사랑을 다시 느끼고 싶어 꾸준히 빈방을 찾고 있습니다.”


박 교장은 차근하게 연극 출연 이유를 밝혔다. 


‘빈방 있습니까’는 오는 25일(평일 오후 8시, 토·일요일·공휴일 오후 4·7시)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에서 공연된다.


‘송정미의 크리스마스 인 러브’는 한국 CCM 최고의 아티스트인 송정미의 콘서트 브랜드다. 

2001년 초연 이후 16년 동안 전회 매진 기록과 함께 매번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크리스마스 공연문화를 이끌어왔다. 


올해는 뮤지컬 형식을 담았다.


송정미는 “대학생 때 뮤지컬 ‘가스펠’에서 소냐 역을 맡아 딱 한 번 무대에 선 적이 있다”며 “찬양 사역이냐, 뮤지컬이냐를 놓고 고민할 정도로 즐거웠던 경험”이라고 회상했다. 


뮤지컬은 4000년 전 아브라함과 이삭의 시대가 배경이다. 


‘사라’로 분한 송정미의 안내로 그 옛날 모리아산에 예비해 놓으신 하나님의 선물을 발견하게 된다. 


이어 죄인 된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선물을 통해 진정한 성탄의 의미를 찾게 된다. 


송정미는 캐럴, 성가곡, 팝송, 영화음악 등을 부른다. 


전체 좌석 중 10% 이상을 사랑으로 나눌 수 있는 ‘러브 시트’도 여전히 마련돼 있다.


송정미는 “이 땅에 사랑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비밀을 깨닫는 것만큼 더 큰 선물은 없다”고 말했다. 


2017 송정미의 크리스마스 인 러브는 22∼31일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기독 뮤지컬 전용관 ‘작은극장 광야’(쇳대박물관 지하 1층)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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