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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나니”라는 성경구절을 좋아한다는 

한지완 작가.



새내기 작가가 과감한 시도와 도전으로 방송가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난 18일 막을 내린 SBS TV 드라마 ‘원티드’ 작가다.


인기 여배우 정혜인(김아중 분)의 아들 납치극으로 시작된 이 드라마는 아동학대와 불법 임상시험, 모방 범죄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조목조목 파헤쳐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신인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재진행형인 핫이슈를 대담하게 다뤘다. 


한지완(34) 작가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해 ‘인간의 탐욕이 부른 재앙’이라는 방점을 찍어 치밀하게 묘사했다. 


지난 25일 한 작가는 “가습기 참사를 소재로 해서 드라마 팬들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관심을 모았다”면서 “신인작가라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방송국과 제작사에서도 믿고 맡겨주셔서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대로 약자의 편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고 밝혔다.


한 작가가 원티드 기본 구상을 한 때는 3년 전이다. 


애초에 스릴러 장르의 작품을 구상했다. 


이듬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생각을 180도로 바뀌었다고 했다. 


“세월호 사건 때, 내가 뭘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나가서 시위를 해야 하는 건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서 욕하면 되는 건지 등등. 실질적으로 내가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그 과정 속에 한 작가는 우리 사회의 문제가 불거졌을 때,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데도 책임을 지거나 용서를 비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얘기까지 확장했다. 

원티드에는 크리스천으로서의 가치관과 철학이 투영돼있다. 


그는 서울 성북구 ‘꿈이있는교회’에서 다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매일 아침 말씀 묵상을 하고 그 중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포스트잇에 적어 노트북 옆에 붙여두며 대본 작업을 한다.


“어느 날, 목사님이 ‘용서하고 싶은데 비는 사람이 없어서 용서 할 수 없는 고통, 그렇게 살면 안 좋은데 방법이 없을까’라고 하신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바로 대본에 넣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다 용서하려고 그랬지요. 근데, 용서를 할 수가 없어. 용서 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잘못했다는 사람이 없었어’(11회 대사 중).”


원티드를 통해 한 작가는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2년 전 크리스마스 때 목사님이 세월호에 관한 말씀을 전했어요.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크리스천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자신의 자리에서 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한 작가는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홍보실에서 3년 동안 일했다. 


본격적인 글쓰기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진학했을 때까지만 해도 신앙을 제대로 회복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2년 전 어느 날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 만났다.


“우연히 연극하는 친구들을 알게 됐어요. 마음이 힘들 때 만나 많은 힘을 얻었죠. 그들을 만나면 ‘아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그 친구들이 교회를 다니고 있었고 그 교회에 다니면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싶었죠. ‘그 교회를 다녀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겨서 다시 다니게 됐어요.”


한 작가는 “제가 친구의 모습을 보고 다시 교회로 돌아 온 것 같이 나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교만하지 않고 기도하며 선한 영향력을 주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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