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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훈 목사



주여

우리를 용서하시고

병들어 쓰러지는 이 조국을 고쳐주소서

메르스 바이러스로

이곳은 버림받은 땅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모인 곳은 어디라도

만남도 외출도 여행도 출근도 두렵기만 하고

병들어도 병원을 갈 수 없는 무서운 세상

마스크를 쓴 사람들의 불안한 눈빛

감염자들은 이름을 잃고 번호를 달고

사랑하는 사람의 

간병도 임종도 장례식까지도 치를 수 없는

인륜마저 허무는 처절하고 비참한 땅

21세기 문명의 대낮에… 


살인적 노동으로 의료인들마저 

지치고 쓰러지고 그 가족들은 의심받고

교회마다 예배출석자는 현저히 줄고

관광한국 선진한국은 

메르스한국 바이러스한국으로 경계하고

가뭄으로 물이 없어 대지마저 목이 타고

산업과 관광과 요식업과 

보건과 경제가 모두 무너지는 재난의 땅


경건은 없고 모양뿐인 우리들

소제와 전제가 끊어지고 

뜻있는 제사장들은 울고 

백성에게 희락이 말라버린 

요엘 선지자시대 같은 재앙의 때

우리가 

그 첫사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텅 빈 제단에 무릎을 꿇겠습니다


내 집에 와서 손들고 기도하면

치료의 광선으로 비추고 

성령의 불로 소멸하여 주시겠다 약속하신 주여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주신 축복을 누리는데 정신 잃고

당신에게 등 돌리고 사명을 잃었습니다

골짜기의 마른 뼈 돼버린 우리가 일어나

오늘 금식하며 회개하며 

옷을 찢고 가슴을 찢겠습니다


주여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병들어 죽어가는 이 조국을 살려주십시오


고훈 목사

(안산제일교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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