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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전문업체인 한국갤럽은 한국인의 종교 실태·인식·의식 등을 주제로 1984년, 89년, 97년, 2004년에 이어 2014년까지 총 5차례 조사해 비교·분석한 보고서인 단행본 ‘한국인의 종교’를 최근 발간했다.
 이 가운데 개신교 부분을 위주로 살펴봤다.

◇개신교인 33%, “기(氣)·마음 수련 해봤다”

개신교인 3명 중 1명은 ‘기·마음 수련’ 등의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9세 이상의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기 수련이나 마음 수련 등의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개신교인의 33%가 ‘그렇다’고 답했다. 
불교인(25%)과 천주교인(23%), 비종교인(12%)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질문은 ‘기존 제도권 종교의 교리나 의례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 스스로 영성을 추구하는’, 이른바 종교의 사사화(私事化) 경향에 대한 조사로 한국갤럽이 올해 처음 도입했다.
문화선교연구원 원장인 임성빈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4일 “개신교인들이 영성 회복에 갈급해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교계 차원에서 영성 회복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신앙을 바탕으로 한 영성 수련이 아닌, 다른 종교성을 띤 기·마음 수련 등에 참여하는 건 신앙생활에 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종교의 정치참여 ‘찬성’, 10년 새 7% 포인트 감소

‘종교의 정치참여’에 대한 개신교인들의 인식은 어떻게 변했을까. 
2014년 조사 결과, 개신교인 중 ‘정치참여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18%였다. 
2004년(25%)에 비해 7%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종교 자체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응답은 2004년 40%에서 2014년 51%로 늘었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기독교 정당’ 출범 등 그간 개신교계의 정치참여 활동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 결과로 볼 수 있다”면서 “한편으론 개인들의 삶이 어려워지면서 종교의 이름으로, 종교인의 양심으로 이뤄지는 활동에 대한 관심이 약화된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교회의 본질회복에 대한 사회의 갈망과 더불어 기독교의 권력화를 경계하는 인식이 함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나친 전도활동 좀 바뀌었으면…”

응답자들의 개신교에 대한 시정·건의사항도 눈길을 끌었다. 시정사항으로는 ‘지나친 전도활동’(9%)이 가장 많았는데, 2004년(4%)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이어 ‘헌금부담·강요’(6%)와 ‘지나친 교세확장·권력남용’(4%) 등이 뒤를 이었다. 

건의사항으로는 ‘타 종교 비방 자제’(4%), 성직자의 질적 향상(2%)을 제안했다. 
임 교수는 “다문화적 사회환경 속에서 더 이상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전도나 헌금 강요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서 “더 겸손한 태도와 지혜로운 방법을 모색해 달라는 요청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개신교인 가운데 ‘하루 한 차례 이상 기도한다’는 응답은 1984년 63%에서 2014년 52%로 11% 포인트 줄었다. 

사이비 종교에 대한 인식과 관련, ‘꽤 있다(매우 많음+어느 정도 있음)’고 생각하는 개신교인들은 지난해 93%로 30년 전(82%)보다 11% 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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