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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가수로 정상에 있을 때는 더욱 정상에 오르고 싶은 마음에 조급함을 느꼈어요. 오로지 '히트' 생각밖에 없었죠. 그러나 교통사고를 당한 후 하나님을 만난 지금 모든 것이 감사제목입니다. 주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주님만을 높이는 찬양을 하고 싶습니다." 

찬양사역자 윤희상(60·서울 광명그리스도교회) 집사는 찬양으로 복음과 소망을 전하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잘나가는 트로트 가수였다. 

1979년 ‘칠갑산’이란 곡으로 데뷔한 이후 20여년간 무명생활을 했다. 

그가 부른 ‘칠갑산’은 89년 주병선씨가 불러 히트쳤지만 그는 2000년 초반 ‘카스바의 여인’이란 트로트곡으로 일약 스타가 됐다. 

당시 트로트계 가수 태진아 송대관 설운도와 함께 어깨를 견줄 정도였다. 

트로트만 하는 가요프로그램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해 골든디스크상을 받았다. 

그러나 2004년 10월 29일.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사건이 일어났다. 

매니저 없이 직접 운전을 해 지방 공연을 가던 중 4.5t 트럭과 충돌하는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다. 

더 이상 재기 불가능할 정도로 그의 몸은 심각하게 망가졌다. 

광대뼈와 콧대는 함몰됐고, 각막 파열과 경추 5∼6번이 부러져 ‘척수 장애 1급’ 진단을 받았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었어요. 멀쩡한 사람이 한순간에 그 지경에 이르면 누구나 똑같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문병 온 후배에게 이대로 못살겠으니 수면제를 좀 구해 달라고 애원하기도 했어요.” 

갑자기 찾아온 고난에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어 자살마저도 허락되지 않던 상황. 

스스로 죽기 위해 재활운동을 시작했다. 

하루 종일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운동에 전념했다. 

죽기 위해 죽도록 운동했는데, 다시는 못 부른다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났다. 
몸도 어느 정도 회복됐다. 

그가 하나님께 모든 것을 순종하고 엎드린 때는 교통사고 5년 뒤인 2009년이다. 

살점이 떨어지고 살이 썩는 욕창을 겪으면서 다시 죽음을 생각했다. 

“저에게 찾아온 두 번째 시련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어요. 이때 아내 친구의 권유로 교회에 처음으로 나갔어요. 그리고 제 인생이 완전히 변화됐죠.”

영적으로 다시 태어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을 위해 노래하는 일이었다. 

세상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최고의 복음성가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음반제작자의 경험을 살려 가지고 있는 재산을 털어 작사·작곡, 편곡, 연주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을 영입해 음반을 제작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내어놓자 하나님은 그에게 음반제작자의 길을 열어주셨다. 

욕창으로 고생함에도 주일마다 집 근처 교회와 친구 목사가 섬기는 교회 두 곳을 열심으로 섬겼다. 

절박하게 기도하며 연습을 거듭한 결과 2010년 ‘나의 하나님 아버지 앞에’란 앨범도 내놓았다.

그리고 2011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가진 찬양집회를 시작으로 찬양사역자의 길을 걷고 있다. 

교회, 병원, 형무소 등 그를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하나님을 찬양한다. 

일반인보다 폐활량이 30%밖에 안 되는 호흡으로 최선을 다해 하나님을 노래하는 그의 찬양을 듣노라면 성도들은 고통 속에서도 일하시는 하나님을 보게 된다. 

교도소에서의 공연은 단연 최고다. 

“교도소 재소자 위문공연을 가면 큰 성원을 받았어요. 그분들을 위로한 것이 아니라 제가 위안을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역경에 굴하지 않는 그의 도전정신에 변화를 받아 새 삶을 사는 간수들도 많았다. 

윤 집사는 이렇게 많은 집회를 다니면서 욕창이 깨끗하게 치료받는 기적도 경험했다. 

그는 현재 찬송가 음반을 제작 중이다. 

예전에 익숙한 찬송들을 클래식하면서도 은혜롭게 편곡해 누구나 들어도 공감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있다.

“저의 찬양을 듣고 특히 아픈 사람들, 극심한 환난을 겪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소망을 전하고 싶어요. 사고로 다친 시력을 회복하고 다시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은 저에게 모두 기적이에요. 이런 기적이 다른 분들에게도 반드시 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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