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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불쌍한 탈북자들을 지켜 주세요. 북송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1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기원하는 통성기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탈북자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소속 기독 탈북자 등 500여명은 이날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1인 릴레이 시위 1000일 기념 감사예배’를 갖고 탈북자 구출을 위한 거리 캠페인을 펼쳤다.

참석자들은 결연한 표정이었다.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영상과 탈북자 간증이 진행될 땐 눈물을 글썽이는 탈북자와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이 처음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시위를 가진 것은 2012년 2월 23일. 1997년 탈북한 이애란 북한전통음식연구원장이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지를 촉구하기 위해 거리 시위를 하자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1000일 동안 천막농성과 피켓시위, 집회 등으로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투쟁을 벌여왔다. 

특히 서울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벌인 항의기도회와 금식기도는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기독 탈북자들이 중국대사관과 탑골공원 앞 등에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계속한 릴레이 1인 시위는 어려움도 많았다. 

구청의 과태료 부과로 중국대사관 앞 옥인교회에서 쫓겨나 탑골공원 앞으로 시위장소를 옮겼다.
남북 긴장이 고조될 땐 “북한을 자극하면 안 되니 시위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는 이도 있었다. “탈북자는 북한으로 돌아가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이날 거리예배에는 탈북자 김충성 선교사의 ‘주님 손잡고 일어서세’라는 찬양과 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목사의 설교, 이인제 한기호 하태경 길정우 국회의원 등 교계 및 정계 인사의 격려사가 이어졌다. 

국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 통과 서명운동도 진행됐다.

기독 탈북자들은 예배에 이어 ‘북한 내 가족지원 방북단’ 발족식을 갖고 북한의 가족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먹일 수 있도록 방북을 승인해 달라는 호소문을 낭독했다. 

또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내 가족 살리기 지원방북단으로 동행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도 공개했다. 

김정은과 측근들의 국제형사재판소 기소를 촉구하는 유엔청원문도 채택했다. 

이애란 원장은 “우리들의 1000일 싸움은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며 “북한 땅에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을 모두 살리는 그날까지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탈북자는 “2만7000여명의 탈북민들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굶어 죽어가는 가족을 살리기 위해 북한을 떠나왔다”며 “헌법상 탈북자도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정부는 탈북자를 보호하는 일에 만전을 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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